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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잘 하고 싶어. (개인면담 하던 날)
    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07

    2018. 8. 2

     

    퇴근 길에 늘 보던 기차역의 풍경

     

     

    맷(전 매니저 매튜)이 퇴사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매니져인 마크가 왔다. 

    마크는 약 2주 전 부터 출근해서 인수인계와 개인면담을 하고있다.

    면담이 시작된 월요일부터 언제 내 차례가 되려나 내심 기대와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매니저와의 개인면담은 마치 학창시절 교무실에 갈 때 처럼 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자기전 누워서 고민도 해보고 나름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새로운 매니저에게는 지난 2년 간의 모습보다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번 면담이 꽤 중요했다. 

     

    마크는 내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지난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물었고, 지금하는 일이 만족스러운지와 같은 기본적인 것을 물었다. 

    나도 최대한 마음편히 미소를 잃지않고 차분히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면담이 끝나고 나오는 순간 이유를 알수없는 울적함이 다가왔다. 

     

    '왜 내 면담은 이리도 빨리 끝이난걸까?'

    '내가 좀 더 이것저것 묻고 이야기를 이끌었어야 했나?'

    '너무 두서없이 대답한 걸까?'

     

    아쉬움이 남았다. 마크는 앞으로 늘 그자리에 있을것이고, 난 언제든지 들어가서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도. 

     

    욕심때문이였다. 

    지난 2년 동안 커리어에 대한 욕심 보다는 적응하고 주어진 일을 잘 해결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나 아쉬움은 느낄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욕심이 생긴거다. 

    다른 친구들이 승진을 하고, 회의를 리딩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러고 싶은거다. 

     

     

    '한국이였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아쉬움과 울적함이 따라오다가도, 

    배경 탓하는건 변명일 뿐이라며 마음을 다잡다가도, 

    그래도 불리한건 사실이잖아 라며 다시 시무룩해지곤 한다. 

     

    하지만 이내, 

    결국 내가 원해서 한 선택이고, 이런 과정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것이며, 발전에는 항상 고통이 따르는 법이라고 

    자위하며 이 상황에 감사하기로 했다. 

     

    앞으로 수십번 수백번은 더 이런 순간들이 오겠지. 그러다보면 이런건 어느 새 극복해 있는 내 모습도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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