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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취업, 그 뜻밖의 여정 (2)
    곰같은 개발자/영국에서.. 2019. 2. 27. 06:34




    풍운의 꿈을 안고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나름 많은 준비를 하고 왔다고 생각했고, 영국에 도착해서 일들을 꼼꼼하게 챙겼다고 믿었지만 히드로 공항 터미널 5 나홀로 남겨진 순간부터 끝없는 막막함이 몰려왔다.


    뭐부터 하기로 했더라, 일단 방을 임대하기로 학생한테 연락 해야지


    한국에서 영국행을 준비할 ,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숙소였다. 머물 곳도 없이 막연하게 영국에 입국한다는것은 너무나 위험 요소라고 생각했다. 호텔은 너무나 비쌌고, 호스텔은 너무나 불편할것이 뻔했다. 그리고 정해진 숙소 없이 입국할 경우 입국이 거부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물론 T1G 비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과는 다르겠지만, 단순히 생각해도 하루에 £100 호텔비를 내며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단순하게 계산해 봐도 2달이면 £6000 (당시 환율로 1100만원) 이었으니 고민 여지가 없었다.


    열심히 구글을 검색하다가 영국사랑이라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숙소 렌트 정보 게시판을 발견했다. 그리고 좋게도, 내가 입국하는 전후로 2달동안 방을 임대한다는 글을 발견 했다. 런던의 골드스미스라는 대학교에서 유학하는 학생이었는데, 방학동안에 한국에서 지내기로 해서 방이 빈다고 했다. 영국에서는 매우 흔한 하우스 셰어였고, 커다란 하우스를 5명이 나누서 사용한다고 했다. 어렴풋이 기억하기로 주당 £125 (당시 환율로 22만원) 정도 달라고 같다. 당시에는 하나 빌리는데 한달에 90만원이 비싸다고 생각 했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바로 구두(이메일) 계약하고 계약금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기 당할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든다.


    히드로 공항에 내리자 마자 근처에 있는 상점에서 10 파운드짜리 지폐를 동전으로 바꾼 공중전화를 찾았다. 학생에게 전화하기 위해서였다. 1파운드 (1800) 넣고 전화를 걸었다.


    - - 헬로우?”


    받았다!! 사기 당한게 아니었어! 어찌나 반가운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고 이야기 하고 정확한 주소와 비워줄 시간 등을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 - 거린다. 공중전화의 액정 화면을 들여다 보니 크레딧이 떨어졌다고 돈을 넣으라고 한다. 분명히 1파운드를 넣은지 1분도 안되었는데. 어쩌겠는가, 생명줄과 같은 전화를 끊을 수도 없고 계속 넣을 밖에 없었다. 겨우겨우 모든 정보를 얻고 약속을 정한 손에 남은 동전을 보니 겨우 2파운드몇분 되지도 않는 전화를 하느라 8파운드 ( 오천원) 쓰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리버리 하다가는 가지고 돈으로 며칠 버티겠구나.”




    브렉시트라는 단어조차 없던 2010, 파운드화는 상당히 비쌌다. 어렴풋이 기억하기로 1파운드가 1850 정도 했던 같다. 그래서인지 뭐든 한국에 비해 너무 비싸게 느껴졌다. 영국이 물가가 비싸다고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 우선 전화통화 하는데 오천원을 써버렸으니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오래갔다.


    그렇게 전화 통화를 마치고, 피카딜리 라인을 타고,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겨우겨우 머물기로 숙소로 향했다. 초행길이었지만 의외로 길을 많이 헤매지는 않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캐리어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숙소까지 가는데 낑낑거리며 들고 필요가 없었다. 어느덧 목적지를 알리는 방송이 나왔고, 서둘러 짐을 짊어지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정류장에 내린 순간 눈을 의심했다.


    여기.. 영국 맞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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