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여행
-
향수병, 흐린 날의 일기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20. 1. 6. 00:04
2019. 11. 21 1. 한국을 다녀오면 에너지 충전이 빵빵하게 될 거라 기대했는데 일주일 내내 흐리고 어두운 날씨 탓인지, 마음이 뒤숭숭한 탓인지 오히려 가라앉아있다. 가기 전엔 한국 갈 생각에 마냥 들떠서 뭐든지 의욕이 넘쳤는데... 후유증인가. 매 년 다녀와서 이젠 이런 공허함이 익숙해 질 만도 한데 아직도 떠나고 나면 늘 아쉽고 길 잃은 기분도 들고 그렇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요즘 우리 부부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서 고민이 많다. 선택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한 고민인데.. 무엇을 선택한다는 것은 선택하지 않은것을 잃는 것 이기도 하기에 더 어렵게 느껴진다. 어느 것 하나 확실히 버리고 싶은것이 없어서. 게다가 기분 탓인지 요즘 나는 어떤 선택을 해도 잘 해나갈 것 이라는 자신마저..
-
우리 팀 멤버들을 소개합니다 :-)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20. 1. 5. 23:55
2019. 5. 17 오빠랑 나랑 종종 농담 삼아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과거의 노예는 자신이 노예인 줄도 알았고, 주인이 집도 주고 밥도 줬는데 현대의 노예는 자기가 노예인 줄도 모르고, 집도 자기가 사야되고 밥도 알아서 사먹어야 된다고 ㅋㅋㅋㅋ 딱 맞는 말이다. 어쨋든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간식을 사러 간다, 점심을 먹으러 간다는 핑계로 회사 캠퍼스 안을 괜히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때마다 우리팀 비벡이랑 같이가는데 비벡은 영국에서 태어난 인도혈통의 친구이다. 비벡이랑 나랑 특별히 친한건 아니지만 특별히 농땡이의 기질이 숨어있는 것 같다. 잠깐 옆길로 새서, 이참에 회사 친구들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 우리팀은 큰 그룹은 약 200명, 중간그룹은 100명 정도 되는데 내가 매일 함께 ..
-
매튜의 퇴사 - 감추고 싶은 것을 드러내는 용기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16
2018. 8. 15 1. 드디어? 매니저인 매튜가 지난 금요일 퇴사했다. 퇴사 2주전 부터 나와 샤먼, 조단등 몇몇 친구들은 퇴사기념식을 준비했다. 2주전 퇴사소식을 처음 듣고, 샤먼은 내게 매튜퇴사 기념식 케익을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나는 한동안 베이킹을 안했기 때문에 손도 풀겸 흔쾌히 승낙했고 레시피를 찾고 있었는데 이번엔 조단이 날 불렀다. "다영, 우리가 매튜에게 메모리북을 만들어서 선물하려고 하거든. 10년동안 회사에서 남긴 업적도 적고, 동료들 메세지도 적는 형식의..." "오, 좋은 생각이다. 응 근데?" "근데 그거 니가 좀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니가 회사에서 젤 크리에이티브 하잖아!" "음....생각해보고 대답해도 될까?" 조던이 말하는 메모리북은 들어보니 중딩때 친구들이 ..
-
회사생활의 텃새와 오해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55
2018. 6. 25 육아휴직 중이던 로라가 회사에 왔다. 복직할 시기는 아닌데 매니저랑 면담 겸 놀러 온 것이다. 로라의 첫 아들인 제이슨도 함께. 제이슨은 6개월인데 아기라면 모름지기 가져야할? ㅋㅋ 쳐비한 팔 다리와 제이슨만의 매력포인트인 금발 곱슬앞머리를 가지고 미소를 짓고 있어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로라로 말할 것 같으면, 출산 전 사무실에서 나와 등을 맞대고 아주 가까이에 앉아있던 사이로 남자친구와 오랜기간 뜨거운 연애를 하고 기념일 마다 꽃다발과 풍선, 선물등을 회사로 받아 시선을 받고 남자동료들과의 농담도 잘해서 늘 주변에 사람이 많던 친구였다. 내가 영국에서 첫 회사생활을 시작할때, 회사의 모든 동료들이 다정하게 내 안부를 물어주고, 다정한 말투로 나에게 인사를 할때 로라만큼..
-
영국회사의 연말 (feat. 우수직원으로 선정되다?!)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46
2017. 12. 18 1. 12월의 영국은 어디를 가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넘쳐난다. 회사에서도 이미 월초부터 여러번의 크리스마스 런치를 먹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면서 다들 들뜬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엔 크리스마스 파티로 고든램지 레스토랑을 다녀왔는데 꽤 괜찮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내 돈주고 먹었으면 아쉬웠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요즘 동료들과의 주된 대화주제는 '크리스마스 연휴' 이다. 이번주 금요일 (12월 23일) 부터 1월 1일까지 긴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때문에 보통 가족들과 함께 보내거나 여행을 가거나 한다. 하지만, 외국인인 나는 여기엔 함께 할 가족이 없고, 이 시즌의 비행기 티켓은 말도안되게 비싸기 때문에 남편과 둘이 소소하게 보내고 성탄미사를 드리고, 가까운 ..
-
처음으로 연봉협상 하던 날 + 새로운 팀 멤버가 왔다!!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36
2017. 10. 24 1. 처음으로 연봉협상을 했다. 한국에서도 연봉협상이란걸 해보긴 했지만, 그건 의례적인 절차였을 뿐 진짜 "협상" 은 아니였기에 이번 과정이 꽤 힘들었지만 많은걸 배웠다. 처음엔 오빠가 "여보, 이제 일한지 1년 됐으니까 연봉협상 해야지~~" 라길래 난 장난으로 넘겼다. 아마 피하고 싶었던거 같다. 근데 며칠 뒤, 보스에게 연봉협상 하고싶다고 말해보라며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여보를 보니 '나를 시험에 들게 하려는건가.. 아님 농담인가..' 갸우뚱 했지만 어라... 어느 새 시뮬레이션을 해준다. 그 정성을 모른척 할 수가 없어서 "알았어. 내일 보스에게 말해볼...ㄲㅔ......" 라고 대답했지만, 발걸음이 무거웠다.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보스에게 다짜고짜 돈 얘기..
-
영국회사 생활 Chapter 2. 홀로서기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28
2017. 5. 12 1. 휴가 후유증이 사라질 무렵, 맷으로 부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을 들었다. 평소 디자인 회의는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하곤 했는데, 왠일인지 그날따라 나를 회의실로 부르더니.... 5월 말에 퇴사한다고................ 크아앙 ㅠㅠㅠㅠ 맷은 한국에서도 보스가 없었던 내 인생의 첫 보스인데....ㅠㅠ 보스이지만 늘 친구처럼 자상하게 낯선 영국에서의 첫 회사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그 였기에.. 고마움도 크고 의지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런 맷이 곧 퇴사를 한다니. 너무너무 서운했다. 그리고 혼자 남겨질 (?) 내가 걱정도 되고..ㅜㅠ 잘 할 수 있을까. "가지마.. 아직 가면안돼....!!!" 라고 말했지만 ... 매일매일 왕복 세 시간이나 되는 통근시간을 몇 ..
-
네이버, 페이팔 해킹... ㅠ_ㅠ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30. 02:16
2017. 10. 24 1. 네이버 아이디를 해킹 당했다. 해외이용자를 위한 복구 절차는 꽤나 까다롭기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여권사진을 보내고, 한참을 기다려 아이디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나쁜 넘... 멋대로 80여곳의 카페에 가입해 놓는 바람에.. 탈퇴하느라 고생 했자나... 2. 글쎄,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타이밍이 기가막힌데.. 네이버 해킹 이후 얼마지나지 않아 페이팔을 해킹 당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거래할 때 주로 페이팔을 사용하곤 했었는데 어느 날 내가 구매하지도 않은 물건이 결재 되어있었다. 큰 금액은 아니였지만, 나같은 개미는 10만원도 후덜덜이다. 그것도 내가 산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액수보다도 이런 일은 할머니 할아버지나 겪는 일이라 여겼는데, 내가 겪으니 황당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