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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04. 영국사람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기 지난 면접의 상처가 아물어 갈 때 쯤, 남편의 이직과 함께 1년 동안 살던 동네를 떠나 조금 더 큰 도시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큰 도시 옆에 있는 작은 마을이였는데, 신기하게도 참 조용하고 여유로운 그런 곳이였다. 설거지를 하려고 부엌에 들어가면 창문너머로 나무타기를 하는 다람쥐와 새들이 보이고, 넓은 호수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였다. 복층집이였는데 그 집에서 남편과 내가 가장 좋아했던 순간은 이층에 있는 침대에 누워서 넓은 창 밖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였다. 많은 사람들이 영국날씨가 악명이 높아서 지레 걱정을 하곤 하는데, 나 역시 영국살이 첫 해에는 날씨에 대한 불만이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살면서 느끼는 영국날씨는 변덕스럽긴 해도 참 사랑스러운 날씨라는 것이다. 비바람이 잦기는 하지만 덕분에 푸른.. 더보기
01. 말 못하는 이방인 남편을 만나기 전, 나는 해외여행 경험도 이민에 대한 로망도 없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의 직장이 있던 영국의 지방 도시에 살게 되었는데 그 곳은 대충 둘러보아도 백인들만 가득했다. 길을 걸어갈때면 아이들의 숨길 수 없는 눈빛은 나를 신기한듯 쳐다보았고 영어는 내게 소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다행인건, 나는 그들의 눈빛이 불쾌하지 않았고 동네는 너무나 아름다웠으며 남편은 행여나 내가 불편할까 늘 배려해주었다. 영국의 첫 인상은, 아름답지만 불편한 것 투성이고 신혼생활은 재밌지만 이곳에서 오래 살고 싶지는 않은, 그런 곳이었다. "아아악!! 외출하려고 옷도 차려입고 머리 손질도 다 했는데 이게 뭐야. 갑자기 비바람이 불잖아. 날씨 왜 이래!!!""뭐가 이렇게 비싸? 한국에선 몇 천 원이면 되는데.""느려.. 더보기
프롤로그: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한국의 저 어디쯤 위치한 지방의 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 그곳에선 최고라는 국립대를 졸업하고 어렵지 않게 중소기업의 그래픽디자이너로 취업했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고 익숙한 풍경과 소꿉친구들과의 수다가 가장 큰 행복이며 가장 멀리 가본 곳은 제주도였던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국립대를 졸업한 엘리트요, 부모님에게는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하지만 그저 지금처럼 곱게 자라 부모님이 손 뻗으면 닿을만한 거리에서 잔잔히 살 것 같았던 내 인생이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면서 ‘영국이민’이라는 폭풍 같은 변화를 맞이했다. 결혼 전, 지금의 남편은 내게 밤낮으로 영국에 오기 전에 혼수도 예단도 아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할 것을 당부했었다. 하지만 떠나게 될 고향에 대한 미련이 더 컸던 나는, '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