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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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5. 이력서만 200번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20. 1. 14. 16:00
쭈뼛거리며 시작했던 봉사활동도 어느 새 시작한지 몇 개월이 지났다. 일주일의 한 번의 방문이지만 나를 반겨주고 정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힘이 되었다. 물론 여전히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내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시고 매 번 같은 질문을 하셔서 나를 당황시키지만, 한국에 계신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한 번 더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봉사활동 만으로는 마음속의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았다. 이게 향수인 건지 낮아진 자존감에서 오는 허전함인건지 알 길이 없었다. 아니, 아마도.. 알면서 외면했던 것 같다. > 곰: 여보, 요즘에도 가끔씩 헤드헌터한테 전화 와? > 나: 아니. 요즘은 안 와. 지난 번 이불킥 할만큼 부끄러운 헤어제품 회사의 면접을 끝으로 나는 더 이상 회사를 찾지도 않았고 이력서를 제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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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회사 생활 - 생일파티, 굿바이 Aysha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28. 08:20
2016. 9. 7 1.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불리우는 내 별명, 삼식이. 내가 취업을 한 뒤, 오빠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맹모삼천지교 라며.. 우리 회사 바로 앞으로 이사를 가자 하였다. 덕분에 나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에서 아주 편히 출퇴근을 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고 반대로 오빠는 기차를 타고 1시간이나 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주 중 이틀은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날이 지날 수록,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미안한 마음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삼식이 때문이다. 회사와 집이 가까운 나는 점심 시간이면 대게 집으로 와서 점심을 먹고, 잠깐 낮잠도 자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꿀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 오빠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은 어찌된게 오빠가 아침,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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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회사에서의 첫 파티 - 런던 스카이가든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28. 08:19
2016. 9. 5 여름을 보내며 개인적으로 기억하고 싶은 일들이 몇가지 있었지만 늘 그렇듯 게으름으로 이제서야 한꺼번에 이야기를 적기로. 우선, 미드에서나 보던 (몇 달간 혼자 기대했던....) 회사의 Summer Party !!!! 처음 썸머파티 초대장을 받았을 때는 영국답게? 가든 파티를 상상했었는데, 꽤 의외의 장소였다.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SKY GARDEN. 아, 그러고보니 가든은 가든이다. 워키토키 빌딩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런던에서 꽤 높은 편에 속하는 멋진 빌딩의 옥상에 인공가든과 바를 꾸며놓은 이 곳은, 관광객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이지만, 외관에서 풍기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관광객도 한번 쯤 들려볼만한 장소였다. 낮에는 공항의 느낌도 조금 나지만 ㅎ 날씨 좋은 날 고층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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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1. 말 못하는 이방인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19. 2. 19. 02:06
남편을 만나기 전, 나는 해외여행 경험도 이민에 대한 로망도 없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의 직장이 있던 영국의 지방 도시에 살게 되었는데 그 곳은 대충 둘러보아도 백인들만 가득했다. 길을 걸어갈때면 아이들의 숨길 수 없는 눈빛은 나를 신기한듯 쳐다보았고 영어는 내게 소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다행인건, 나는 그들의 눈빛이 불쾌하지 않았고 동네는 너무나 아름다웠으며 남편은 행여나 내가 불편할까 늘 배려해주었다. 영국의 첫 인상은, 아름답지만 불편한 것 투성이고 신혼생활은 재밌지만 이곳에서 오래 살고 싶지는 않은, 그런 곳이었다. "아아악!! 외출하려고 옷도 차려입고 머리 손질도 다 했는데 이게 뭐야. 갑자기 비바람이 불잖아. 날씨 왜 이래!!!" "뭐가 이렇게 비싸? 한국에선 몇 천 원이면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