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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이야기

영국 회사의 수습 기간, 이론과 현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국 회사의 수습기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영국 회사에는 신입/경력 모두에게 3개월의 수습 (probation) 기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수습기간동안 급여가 적다거나 대우가 다르다거나 하는것은 거의 없으나, 3개월 후에 회사를 계속 다닐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면접때 거짓말 신나게 하고 합격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심각하게 자격이 미달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3개월 이후 고용이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3개월동안은 조금 더 성실하게 일하고 뭔가 활약상을 보여주려고 하는 경향들이 다들 있습니다.





제가 다니고있는 아마존이라고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경력 유무와 관계 없이 누구나 처음에는 수습 사원 신세가 됩니다. 계약서에 분명히 3개월의 수습 기간에 대한 규약이 들어있고, 3개월 이후에 고용을 유지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명시 되어 있기 때문에, 잘못 뽑은 직원 (wrong hire 라고 합니다)이 아니라는걸 증명하기 위해서 더 열씸히 해야 합니다. 게다가 같이 일하는 애들이 다 똑똑해서 제가 아는척 얼렁뚱땅 해서 넘어가기가 어려운 관계로, 솔직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하루하루 연기를 해야 했지요.. 3개월 간의 수습 기간이 끝난 후부터는 좀더 여유를 부리며 호기로운 베짱을 부릴 수 있게 됩니다. 회사도 좀 늦게가고.. 재택근무도 하구요.


사실 대부분의 영국사람들은 수습기간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수습기간 후에 짤리는사람을 본사람이 거의 없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프로베이션에 대해서 유난히 조심스러운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수습기간 이후에 짤린 사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10년 정도 경력으로 들어온 인도사람이었는데, 같이 일하기 좋은 성격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10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으로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문에 우리 팀원들이 그 친구 옆에 앉아서 하나 하나 설명 해주느라고 시간 낭비를 참 많이 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게 짜증나는 그런 스타일의 친구였지만, 3개월이 지나고 나서도 계속 다니길래 수습을 패스 했구나 하면서 체념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지요... ㅎㅎ


그렇게 5개월이 지나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평화로운 아침이었습니다. 매니져가 조용히 그친구를 데리고 미팅룸에 들어갔다가 나오더니, 그친구는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짐을 싸는동안 매니저는 아무 말 없이 그 옆에 서 있었고, 그 친구가 짐을 다 싸자 우리한테 인사할 틈도 주지 않고 데리고 나갔습니다. 저는 그때 약간 바쁜 일이 있어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다른 동료한테 물어보니 짤린거라고 하더라구요. 자세히 물어보니, 3개월 수습기간동안 능력 부족이 드러나서, 수습 기간을 2개월 더 연장 해 주었는데도 여전히 팀에 기여할 능력이 되지 않아서 짤렸다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은 이유로, 영국의 수습기간이라는 것이 허울뿐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었고, 직장을 옮기면 첫 3개월은 아주 열씸히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영국 취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나중에 어렵게 취업 했는데 수습기간 패스하지 못하고 짤리면 어떡하나 걱정 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왠만큼 문제가 있지 않고는 그런일은 거의 없으니 걱정 하지 마시고 도전 하세요. 영국의 노동법도 그렇게 허술하지 않거든요.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수습기간후 고용을 하지 않는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다음에는 영국 회사에 대한 또다른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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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스팀잇에 작성한것을 옮겨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