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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 민족의 배달시장 독점과 수수료 갑질
    곰같은 개발자/영국에서.. 2020. 4. 7. 16:49

    오래 전부터 배달앱 시장에 관심이 많았고, 혁신도 아닌것이 혁신인 척 하면서 소상공인들을 쥐어짜는 악의축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작년 12월, 진짜 🐶짜증나는 뉴스를 하나 듣게 되었다. 배달의 민족이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 히어로즈(Delivery Heros) 에 인수되기로 결정되었다는 것. 이 결정 하나로 대한민국의 배달시장은 독과점이 되어 버렸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원래 딜리버리 히어로즈 소유였고, 배달의민족이 합쳐지면서 100%가 넘어가 버린 것이다.

     

    55%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서비스를 경쟁사에 매각한다는것은 무슨 의미일까? 단순히 돈때문 만은 아니었으리라고 본다. 우선 주주들은 아마도 배달앱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 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강력한 경쟁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쉽게 조정하기 어려운 수수료 모델, 그리고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지불 능력이 한계에 도달 한 것으로 본다. 비 상장 기업이 더 이상 성장 할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순하다. 상장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상장을 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기업공개 (IPO) 를 통한 EXIT를 하는것이 맞다. 그런데도 매각을 선택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배달앱 시장은 현 상태로를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왜냐하면 독과점을 통해 수수료를 마음대로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정위 심사를 쉽게 통과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공정위가 독과점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배달 시장 독점 하자마자 수수료 갑질?

    최근에 더 더 짜증나는 뉴스를 하나 듣게 되었는데,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를 개편하여, 정액제를 없애고 아닌 건당 5.8%를 지불하는 방식인 "오픈서비스" 를 도입 했다는 것이었다. 이 오픈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가맹점은 검색 결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의혹(?)도 있었고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가맹점들은 이 서비스를 사용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배달어플 시장이 독과점이 되어 버리면 수수료는 계속 올라갈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지금처럼 경쟁업체가 있는 경우에는 소비자들은 혜택을 보고 판매자들만 쥐어짜는 형태로 운영 되지만 독점이 되면 그 고통은 소비자도 분담 하게 될것이다. 분담이라기보다는 소비자까지 쥐어짠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5.8%가 뭐 대수냐 하는 분들을 위해, 아주 단순한 계산을 해보자. 월 1000만원의 "매출" 을 올리는 치킨집 사장님이 있다. 가게 임대료 200만원, 운영비 재료비 배달비 600 만원이라고 치면 200만원이 남는다. 이분의 월 소득은 200만원이다. 그런데 배달의 민족에게 58만원을 내야 한다. 월 수입의 25%를 배달 업체에게 내는게 정상적이라고 보는가? 마진율 30 이하의 치킨을 팔아서 58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180 마리를 팔아야한다.

     

    지금도 배달의민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은 현명한 소비를 하고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같은 가격으로 가장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먹는 음식의 품질을 지켜주고 나를 위해 싸워줄 것만 같은 환상을 주는 거대한 기업을 통해 음식을 시키면 나는 손해 볼 것이 없다 라고 단순히 생각해서는 안될 문제이다.저 58만원은 결국 소비자에게 나쁜 식재료로 만든 음식으로 돌아온다.

     

    왜 공정위 심사 전에 이런 짓을?

    공정위 심사에서 독과점으로 결론 나면 M&A에 커다란 걸림돌이 생기게 된다. 배달의 민족이 왜 구태여 공정위 심사 결정 전에 이런 정책 변경을 했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과연 정말 실수였을까? 그리고 도대체 왜, 하필! 특히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많인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독과점이 가져올 횡포를 그대로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듯 수수료를 인상했을까?

     

    몇가지 추측 중 하나는, 인수합병을 철회할 구실을 찾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배민이든 딜리버리 히어로든 어느쪽의 의도이든 말이다.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에는 좀 과하다 싶기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뒤늦게 수수료 제도를 손보겠다고 발표 했는데, 이미 독과점의 민낮을 드러낸 이상 자영업자들의 원망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나는 DH와의 합병이 좋은 선택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더 노력 해서 영업이익율을 높이고 국내에서 상장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쓸데없이 허울뿐인 기술 혁신이네 무인 배달이네 따위에 삽질하지 말고, 더 현실적인 경영 혁신을 기울이는게 좋을것이다. 우선 소프트웨어 아키텍쳐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기술 혁신으로 시작해서 개발팀과 마케팅 팀의 규모를 줄이고, CS를 최대한 자동화 하는것에 힘을 쏟아야 할것이고 말이다.

     

    우리나라만큼 배달앱의 성장에 좋은 조건이 없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던져버리는것이 아쉽다. 배달어플은 전혀 혁신이 아니다. 혁신이라는 허울을 뒤집어 쓰려는 순간 경쟁력은 사라진다. 100% 효율 싸움이다.

     

    지방자치업체들의 공공 배달어플들은 성공할까?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의 배달 어플들이 성황을 이룬지 한두해가 아니다. 그리고 그동안 공공 배달어플이라던지 착한 배달어플 들이 수도 없이 생기고 사라져 왔다.

     

    최근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한 군산시의 배달어플이 "배달의명수"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재명 지사가 추구하는 바와 잘 맞아떨어지고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갑질과 맞물려 어느정도 성공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역화폐와 연계된 공공 배달앱이라는 특성이 경기도의 지역화폐 전략과 일치하기 때문인데, 경기도의 인구를 생각하면 상당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것은 서비스의 품질이다. 늘 그래왔듯이 공공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 품질은 사기업과 경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하는냐가 관건이다.

     

    나는 자영업자들이 수수료 갑질과 인기순위 조작 논란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꽤나 오래동안 해 왔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수료 갑질을 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큰 한방을 먹일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서비스나 마찬가지이듯,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신뢰도를 보증하는 부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로써는 블록체인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지만 아직 갈길이 너무나 멀다.

     

    배달어플은 혁신이 아니다.  제발 혁신 운운하지 말고 효율을 높여서 자영업자들 그리고 국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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