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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같은 개발자

영국 취업, 그 뜻밖의 여정 - 프롤로그



2009년6월, 3년의 전문연구요원 복무가 어느새 1년도 남지 않았다는것을 문득 깨달았다. 복무만료 되면 뭘 하지? 이 회사에 남아서 몇년만 더 경력을 쌓을까 아니면 미리 미리 대기업으로 이직 준비를 시작해야 하나? 대기업은 왠지 멋이 없는데 외국계 기업을 알아볼까? 근데 영어를 못하는데... 아.. 영어...!



잊고 있었다. 나는 영어를 못했다. 남들 다하는 정도, 학교에서 배운 수준의 읽고 쓰기는 가능했지만 아무래도 누가 "영어 해요?" 라고 물어본다면 "전혀요 ㅋㅋ" 라고 대답하는 수준 이었으니. 영어 공부의 필요성은 항상 느끼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 본적이 없었다. 그 흔하다는 토익도 대학교 1학년때 한번 재미로 쳐 본것이 전부였다.


대기업에 가려면 영어 시험 점수가 필요하고 외국계 기업에 가려면 스피킹이 되어야 한다고 하던데..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영어를 미리 해두지 않은것에 대한 후회도 들었다. 그날 저녁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YBM 학원 수강신청 페이지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저렴한 "원어민 그룹 회화" 아침 7시 수업을 선택하고는 결제 할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다. 왜 고민했냐구? 당연히 안갈게 뻔했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 봐도 수강료 14만원이 아까웠다.


이 돈이면 술이 몇잔이고 고기가 몇인분이냐....


그런데 문득, "술몇잔 고기 몇인분 그냥 먹은 셈 치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14만원으로 한달이나 학원을 다닐 수 있다는게 굉장히 고맙게 느껴졌다. 학원에 등록 해놓고 안나가게 된다면 술과 고기를 먹은셈 치면 된다고 생각하니 더이상 고민이 되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생전 처음으로 영어 학원이라는 곳에 등록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단순한 계기로 시작한 영어 공부는 자연스럽게 해외 취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영어학원을 등록한지 1년만에 나는 영국으로 날아오게 된다. 처음 영국에 와서 구직 활동을 시작 했을 때, 이회사 저회사에 CV를 보내고, 무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던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겪었다. 처음으로 헤드헌터의 전화를 받았을 때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고 끊었던 날의 참담한 기분은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감사하게도 이러한 도전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회사를 거쳐 현재는 아마존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뜻밖의 여정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모험을 하게 될것 같다. 이곳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내가 겪는 소중한 경험담을 나누고자 한다.



곰같은 블로그에 게재 되었던 글 링크:

영국에서 프로그래머로 취업하기 (상)

영국에서 프로그래머로 취업하기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