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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회사 생활 - 생일파티, 굿바이 Aysha
    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28. 08:20

    2016. 9. 7

     

     

     

     

    1.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불리우는 내 별명, 삼식이.

     

    내가 취업을 한 뒤, 오빠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맹모삼천지교 라며..  우리 회사 바로 앞으로 이사를 가자 하였다. 

    덕분에 나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에서 아주 편히 출퇴근을 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고  

    반대로 오빠는 기차를 타고 1시간이나 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주 중 이틀은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날이 지날 수록,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미안한 마음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삼식이 때문이다. 

    회사와 집이 가까운 나는 점심 시간이면 대게 집으로 와서 점심을 먹고, 잠깐 낮잠도 자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꿀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

    오빠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은 어찌된게 오빠가 아침, 점심, 저녁 까지 챙기게 되어 버린 것이다. 

     

     

     

    아침엔 출근준비 하느라 바쁘니까,

    점심엔 같이 먹는거 이왕이면 맛있는걸로,

    저녁엔 퇴근하면 배고프니까 와 같은 이유로 

    나는 엄마들이 젤 싫어한다던, 집에서 세끼를 모두 먹는 삼식이가 되었다.... 

    물론 요리만 취미인 오빠 덕에 설거지는 대게 내 차지 이지만, 그게 어딘가 !!!

    11시 즈음 "점심 먹으러 집에 오나요?" 라는 메세지와 함께 나는 삼식이가 되곤한다. 룰루~  

     

     

     

     

     

     

     

     

    2. 

     

    평소 사회생활 할 정도의 사교성은 충분히 탑재 하였다고 자부했던 나였는데, 

    영국에선 한 동안 그 사교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었다. 

    첫 컬리지에서는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 외에는 먼저 손내미는 것에 인색 했지만

    Twyford 로 이사 간 뒤에 오빠의 추천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듯 하더니 

    두 번째 컬리지에서 그 사교성이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자신감이 충만하던 나 였다. 

    그러던 내가, 입사 후 한 동안 큰 소리로 인사하는 것도 쑥쓰러워하다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기분이였다. 

    휴.

     

     

    그러나, 그럴 때 마다 내게 늘 먼저 말을 걸어주던 샤먼과 아이샤. 

    주뼛거리는 신입이 귀찮을 만도 한데 그녀들은 늘 먼저 식사를 제안하고, 

    안부인사를 건내고 회사 이벤트에서 나를 챙기곤 했다. 

    그러던 아이샤가 오늘을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난다 ㅠㅠㅠㅠ

    여직원 중에서 단연 가장 쿨한 아이샤 인데, 이제는 그녀를 회사에서 볼 수 없다니. 

    짧은 시간이였지만 꽤 정이 들었는지 마음 한 구석이 찌릿하다. 

    우리는 일주일 전부터 그녀를 위한 선물을 사고 카드를 몰래 적으며,

    그녀를 보낼 준비를 했다.

     

     

    영국에 와서 신선했던 한 가지는 바로 "Card" 이다. 

    길 거리마다 쉽게 눈에 띄는 카드 샵 들을 보고는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카드를 산다고, 이 비싼 거리에 큰 카드 가게를 운영한다는 거지?'

    샵은 물론이고, 대형마트 안에도 늘 카드 코너가 있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종류로.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영국인들의 카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되었는데,

    그들은 신기하게도 여전히 기념일 마다 카드를 주고받는 것이다. 

    생일, 크리스마스, 새해, 웨딩, 심지어 퇴사하는 동료에게도. 

    얼마전 큰 꽃다발과 카드를 안고 퇴사하는 동료가 있기에 회사의 터줏대감이였나 싶어 물었더니,

    '근무한지 4개월 만에 떠나는 거야' 라는 놀라운 대답을 듣게 되었다. 

    내겐 겨우? 4개월 같이 일한 동료일 뿐인데, 

    그녀를 위해 몰래 카드를 사고, 다 같이 몰래 몰래 카드에 메세지를 쓰는 이들의 모습은,

    큰 덩치와 관계없이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

     

     

    나 역시 고작 입사 3개월 차 신입사원인데도, 

    올 해 생일날 핑크 핑크한 카드와 케익을 받았다 ㅋ

    몰래 초에 불을 켜고 나에게 조심조심 걸어오는 동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놓았어야 했는데 !! 

    모두에게 너무 고마웠던 순간이다. 

     

     

     

     

     

     

    Anyway, 

    새 직장에서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아이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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