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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담 - 부끄러운 글
    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28. 08:21

    2016. 9. 14

     

     

     

     

     

     

    이 블로그는 애초에 일기장과 혼잣말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니까,

    오늘 같은 날은 또 써야겠다. 

    이런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는 것도 부끄럽지만.

     

     

    노동요에 대한 글을 쓰면서 부터 에드쉬런 카이고 리믹스를 무한반복 중인데 큰일이다. 너무 설렌다.

    이건 마치 늦 여름에서 초 가을로 진입하는, 이제 막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어도 어색하지 않은 날씨의 해질녘에나 어울리는 기분인데

    오늘 영국은 자그마치 30도 가까이 되는, 햇살이 쨍쨍한 쾌청한 날인데 이리 설레다니.

    이건 분명 에드쉬런의 크림같은 목소리에 카이고가 초콜렛을 끼얹었기 때문이다ㅏㅏㅏ. ㅠㅠ 흐엉

     

     

     

    사실 영화 <호빗>의 엔딩 크레딧에 나왔던 에드쉬런의 원곡은 내 취향이 아니였는데 (지루할 정도였다) 

    카이고 리믹스를 들으니 새삼 카이고의 감각에 반한다. 

    가사와 상관없이 멜로디 만으로 이렇게 나를 설레게 할 줄이야. 

    역시 톱은 톱이구나..천재야....흑

     

     

     

    처음 오빠를 만났던? 곳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름이나 얼굴도 모른 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때 깨달았다. 

    비록 필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말 주변이라고는 친구들과의 수다 외에는 찾아 볼 수도 없는 나 이지만...(또르르..)

    글을 쓴다거나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손에서 일기장과 펜을 놓지 않았던 이유도 그래서였나보다.

    보통 여자들 처럼 일기장을 예쁘게 꾸미는건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서 블로그도 이모양....)

    장소불문하고 엄청 쓰기도 했다... 옆에서 보던 친구가 " 넌 무슨 글을 갈기 듯이 쓰냐 " 했을 정도.....ㅋㅋ 

     

     

     

    특히 글을 쓰는건, 말과는 달라서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충만할 때 선택하게 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인거 같다. 

    말은 뱉으면 사라져 버리지만, 글은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그 순간, 그 감정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물론,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거나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그 글을 썼던 순간만큼은 떠올 릴 수 있으니까.

     

     

     

    어쨋든, 다시 돌아가자면,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몰랐던 그에게 끌렸던 가장 큰 이유가 그의 '글' 때문이였다.

    그의 글을 보는게 즐거웠고, 그와 글을 나누는게 행복했다. 

    그 때 우리는 사소한 취향에서 부터 조금은 진지한 이야기들도 하루가 멀게 글을 주고 받았는데,

    그의 글을 읽을 수록 이상하게 점점 더 그에게 확신이 들었고, 

    매일 그의 글을 기다리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알 수 없는 기분이 들곤 했다.

     

     

     

    그래서 그를 만나기 위해 용기를 냈고, 결국 우리는 밤이 지나는 줄도 모를만큼 수다의 꽃을 피우기도 하는

    부부가 되었다.

    물론,, 피곤에지쳐 잠드는 날이 훨씬 더 많지만, 가끔 그와 나누는 필로우 토크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과 중 하나이다.

     

     

     

    이 글을 오빠가  읽는다면 놀릴게 분명하지만, 

    뭐, 괜찮다. 여긴 내 놀이터 니깐. ㅋㅋ

     

     

     

    그래서, 가끔 일상에 지칠 때 예전에 우리가 나누었던 글들을 다시 보곤 하는데,

    신기하게도 그 글을 읽으면 마치 그 시간으로 되돌아 가듯, 그 때의 기분과 상황들이 머릿속에 스친다.

    음악도 비슷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ㅎㅎ

     

     

     

    누군가가 내 글을 보면 앞뒤도 없는 그저 수다스럽고 지겨운 글이겠지만, 

    적어도 그에게는 나를 선택한 이유들 중  작은 하나 였을테니 이런 내 글도  꽤 사랑스럽다 느껴진다.

    저녁에 오빠를 꼬옥 안아줘야지.

     

     

     

     

     

    건조하기 짝이 없는 사무실에서 탁월한 노동요를 선택한 덕분에,, 나만 잠시 다른 곳에 다녀온 기분이다.... ;;; ㅋㅋ  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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