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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고 외로운 기다림 (feat. 인터뷰 결과)
    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53

     

    나의 출근길. 안개가 자욱한게 마치 내 마음 같구나 ㅠㅠ

     

     

     

    2019. 1. 30

     

     

     

     

     

    얼마 전 스카이 면접을 봤다는 글을 쓰고 난지 몇 시간 후에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었다. 바로 스카이로부터 잡 오퍼를 받은 것이다. 세상에 마상에!! 내가 이렇게 큰 기업의 잡 오퍼를 받다니!! 너무 놀랍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서 기쁜 마음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헤드헌터가 이런저런 설명을 했는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귀에 잘 들어오지 않기도 하고, 회사 회의실에서 몰래 받는 전화였기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세부사항은 이메일로 바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기쁜 일이 생기니 가족들이 생각나 전화를 끊고 바로 이 소식을 알렸다. (여기서부터 문제였던 걸까.. ㅠㅠ )

     

    잡 오퍼 받은것을 축하한다는 헤드헌터의 메일과 너무나 간략한? 세부사항과 개인정보를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 등을 첨부해서 보내달라고 해서 바로 보내주었다. 그런데 그 뒤로 하루, 이틀이 지나도 헤드헌터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보통 잡 오퍼를 받고 신분증을 보내주면 온 보딩이라는 단계에 들어가게 되는데, 고용해도 되는 사람인지 검증하는 절차와 계약서를 만드는 단계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헤드헌터가 말하길 온보딩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4주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난 내 신분증이 첨부된 이메일을 헤드헌터가 잘 받아서 인사팀에게 잘 넘겼는지, 내 오퍼가 온보딩 단계에 진입했는지 어떠한 소식도 듣지 못하고 며칠을 보냈다. 너무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어서 헤드헌터에게 메일도 보내보고 전화도 여러 차례 했지만 답이 없었다. 구두로 오퍼를 받았을지언정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전까지는 심심찮게 오퍼가 뒤집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오빠의 말에 나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졌다. 구두 오퍼는 진짜 오퍼가 아니라는... 그 사실도 모르고 부주의하게 가족들에게 알린 나를 원망했다.

     

    '혹시 헤드헌터가 휴가 중은 아닐까..? 걱정마지말자. 지금 온 보딩 중 인걸 꺼야. 다른 후보자와 경쟁 중인 걸까.. 뭔가 문제가 있는가.' 등등 여러 가지 걱정과 불안함이 꼬리를 물고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헤드헌터를 자꾸 재촉하는 건 내가 너무 절실해 보일 수 있으니 참으려 했지만 이미 전화로 오퍼 소식을 들었을 때 침착하지 못하고 방방 뛰며 좋아했는걸....(감정 다 드러남 ㅠㅠ) 밀당에 실패했음이 분명하니, 한번 더 전화를 해보고 링크드인 메시지를 보내보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전화도 메시지도 답 없음 -_-^ 현재 접속 중이면서.. 다른 포스팅은 하면서 내 메시지를 읽씹 하는 모습에 (이 정도면 거의 스토킹인 것 같기도...ㅠㅠ ) 너무나 속상하고 원망스러웠다. 답장 하나 해주는 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그렇게 약 일주일 가까이 지나고.. 정말 속이 타들어가는 마음에 딱 한번만 마지막으로 캐리에게 질척거리고 포기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수동적으로 앉아서 속만 태우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헤드헌터와의 상황을 대략 설명하며 내 오퍼가 지금 온 보딩 중인건지 나의 면접관이었던, 팀 헤드인 캐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면접 이후에 캐리에게 땡큐 메시지를 보냈을 땐 '우리 팀에서 너와 함께 일하게 될 것이 나도 기뻐.' 라며 희망적인 답이 왔었는데.. 온 보딩에 대한 질문엔 아직 답이 없다. 내 맘속에선 서서히... 나를 보험으로 잡아두고 더 좋은 후보자가 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 (흔한 일이라고 들음) 이거나 온보딩 중이거나 (희망의 끊을 놓지 못함 ㅠㅠ) 이 정도로 좁혀졌다. 가장 걱정되고 후회되는 건, 헤드헌터와의 밀당에 실패한 것도 아니고 질척거린 것도 아닌.. 부모님에게 너무 섣부르게 알려드린 점이었다. 나보다 더 좋아하셨는데...ㅠㅠ 만약 최종 결과가 실망스러우면 그 소식을 어떻게 전할지.... 벌써 마음이 무겁다.

     

    지금 다니고있는 나의 첫 회사도 큰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구두 오퍼와 함께 친절하게 다음 스테이지에 대한 안내를 해주었고, 내 질문에 즉시 답해주었으며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로웠기에 난 당연히 스카이 정도 기업이면 시스템이 더 잘 갖추어져 있을 테니 진행이 더 빠를 거라 생각했다. 4주가 걸린다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이렇게 아무런 업데이트가 없다는 건 정말.... 최종합격자는 아닐지언정 후보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고 생각되었다. 그래도 구두로 오퍼를 줄 정도면 내가 꽤 마음에 들었다는 건데 이렇게 배려가 없어도 되는 건지. 내가 밀당에 실패해서 '이 친구는 우리가 신경 안 써도 우리 회사에 오라면 무조건 올 거야.' 이런 인상을 준 탓인지.. 하............

    가족들에게 이야기만 안했어도 이렇게 마음 졸이지는 않았을 텐데.. 너무너무 후회되고 속상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난 지금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것 같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스카이에 일하고 계신 지인분에게 인사팀에 전화해서 물어봐달라고 하고 싶은데.. 혹시나 그게 너무 절실해 보여서 나에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까 봐 그리고 지인분께도 민폐인 거 같아서 부탁을 못 하고 있다. 게다가 온 보딩 중에는 나의 범죄기록이나 금융거래내역 취업 내역 및 요즘엔 SNS도 검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서 한글로 적긴 했지만 면접 후기에 대한 포스팅도 우선은 잠시 닫아두고.. 그래도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비공개로 적고 있는데.. 이러면서도 한편으론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오늘로서 구두로 오퍼를 받은지 딱 일주일이 되는 날이다. 더 이상 하염없이 구글링 해가며 나와 비슷한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검색하는 일 따위는 집어치우고.. 이제 마음을 비우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젠간 다른 후보자와 비교해 볼 것도 없이 나를 모셔가고 싶도록 만들어야지. 나도 남들처럼 밀당도 하고 속도 태워봐야지. 구직의 과정은 어쩌면 연애랑 비슷한 거 같다는 생각에.. 비록 지금은 나 혼자 짝사랑 중이지만 언젠간 콧대 높은 내가 되어보겠다고 다짐해본다.................. 이씽....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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