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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직에 도전하다 - 스카이 인터뷰
    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50

    ㅈ어제 스카이 (영국 대기업 방송통신 컨텐츠 기업) 인터뷰를 다녀왔다. 11월 말쯤 이력서를 넣을 때만 해도 보기 드문 대기업들의 디자인 잡이 많이 나왔길래 그냥 '큰 회사니까 기회 있을 때 한번 넣어나 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스카이 포함 몇 군데 접수했고 일이 주가 지나도록 다들 하나같이..... 소식이 없길래 내 포폴이 매력이 없구나.. 싶어서 마음을 비우고 크리스마스도 보내고 새 해도 맞이했다. 사실 지금 회사생활도 만족스럽기 때문에 이직이 절실하지 않아서 그런지 원서 접수했다는 것도 잊은 채 지냈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 주, 스카이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연말 연초라 논다고 바빴던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야 내 이력서와 포폴이 맘에 든다고 인터뷰를 보자며 메일을 보내왔다.

    '아...... 내가 스카이에 접수 했었구나...... 근데 무슨 포지션에 넣었었지.... 아.... 디지털 러닝 디자이너...???? 그게 뭐지....?? ;;;;;;'

    그제서야 내가 너무 생각 없이 이력서를 넣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뭐임? 나 이것도 할수 있고, 이것도 재밌겠는데? 그냥 넣어야쥐ㅋㅋㅋ폰 인터뷰라도 하면 좋잖아 흐흫" 이거였다. 이런 마음으로 넣었으니 기억이 안 날 수밖에....

    헤드헌터가 보내준 잡 디스크립션을 부랴부랴 읽고, 우선 주어진 기회이니까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그랬더니 인터뷰 전에 과제가 있단다.

    '헐? 바로 담주가 인터뷰인 것도 당황스러운데 과제까지 해야 된다고...?? 게다가 뭐? 디자인만 하는 게 아니고 설계도 하라고?'

     

    난 여전히 철이 없는지.. 미련이 없는 건지... 주말에 놀지도 못하고 방에서 과제나 하며 지내야 된다는 생각에 인터뷰고 뭐고 그냥 하지말까부다 싶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이렇게 온 사이트 인터뷰 초청받은 것도 쉽지 않은 일 인걸 알기에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과제는 '새로 출시될 아이폰 11에 대한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디자인해보라.' 였는데.. 스토리보드 (90분) 목업 디자인 (4시간)이 주어졌다.

    주말을 꼬박 반납해서 과제를 완성해 제출하고, 인터뷰 준비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드디어 인터뷰 날. 회사에 반차를 내고 인터뷰로 가는 발걸음은 긴장되고 마음이 무거웠다. (빨리 끝내고 맘 편히 놀고싶고....ㅠㅠ)

    스카이 앞에 도착했을 때 우와우.. 엄청난 회사 규모에 깜짝 놀랐다. 난 큰 빌딩 하나 있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대학 캠퍼스? 처럼 큰 빌딩이 여러 개가 단지 안에 모여있었고, 넓어서 그런지 버스도 다니고... 각 건물 일층에는 레스토랑 같은 다이닝 바와 카페테리아, 영화관도 있고... (짐이랑 헤어살롱도 있다는데..)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 비지터 명찰받으려고 줄 서있는 동안 촌스럽게 사진 몇 장 찍고 있었다.

     

    회사 안에 영화관이 있다니...? +_+

     

     

     

     

    "저기. 혹시... 너.. 면접 보러 왔니?"

    "어! 맞아염!! 누구 세용?"

    "혹시... 다야... ??""

    "오오 네!! 혹시... 캐리??"

    "아, 아니. 난 데이모라고 해. 오늘 같이 면접 볼 거야. 반가워."

    (같이 면접?? 나만 보는 거 아니었음??) "아 그렇구나!! 반갑다. 같이 들어가장."

    "아,,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됐어. 혹시 여기 프리드링크 마시면서 기다리면 내가 다시 올게."

    "구랭 ㅋㅋ (쟤 모지)"

    데이모와 함께 긴장을 좀 풀기 위해 스몰 톡을 하면서 면접장소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사람 좋은 웃음 짓던 데이모가 내 앞에 앉길래 놀랐다. (너 내 옆에 앉아야 되는 거 아니니...) 알고 보니 데이모도 내 면접관이었다...ㅎㄷㄷ 괜히 배신감이... (이자슥...면접은 첫 만남부터 시작됐던 건가...ㅋㅋ) 캐리와 1:1 면접인 줄 알았는데!!! 어쨌든, 팀 헤드인 캐리와 시니어 디자이너인 데이모와의 2대 1 인터뷰는 굉장히 화기애애하고 캐주얼했지만 그들의 회사생활이 자유로움 속에서도 엄청 바쁘고 변화무쌍함을 느낄 수 있었다.

     

    - 왜 스카이에 지원했나?

    - 왜 이직을 결심했나?

    - 지난 경력과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설명해달라.

    - 평소 디자인 프로세스를 설명하라

    - 새로운 분야이고 굉장히 바쁜 부서인데 즐길 수 있나

    - 동료 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우리 부서의 업무에 대해서 어떤 것을 알고 있나

    - 너의 과제에 대해서 설명해보라.. 설계 내용/ 이유 / 스토리보드 / 디자인 컨셉 및 이유 등..

     

     

    뭐 이런.. 일반적인 질문들이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대답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긴장한 탓인지 횡설수설 대답한 것도 같고.. 그냥 아쉬움 투성이었다. 자신감과 열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한 걸 느꼈다.

    내 영어가 너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내가 열심히 디자인 한 걸 프로답게 다 설명하지 못한 거 같아서 집에 와서 이불 킥만 했다....ㅠㅠ

    나의 드림컴퍼니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아쉬움이 클 줄이야. (거기서 밥이라도 한번 사 먹어 볼걸...) 인터뷰는 개 폭망한 느낌이지만.. 확실히 동기부여가 됐다. 취업 3년 차가 되면서 안일해지고, 공부를 하지 않아도 회사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서 현실을 외면하며 지냈는데, 내 영어가 괜찮은 수준이어서 불편함이 없었던 게 아니라 내가, 동료들이 나에게 익숙해진 거란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인터뷰로 탈탈 털린 영혼을 부여잡고 저녁에 한인 디자이너 모임에도 다녀왔다.

    한식 먹으러 간다기에 그냥 밥이나 얻어먹고 와야지 하며 갔는데 역시나 많은 자극이 되었다. 많은 분들이 탄탄히 커리어를 쌓아가는 모습도 멋졌고 조언들도 들을 수 있었다. 근데 이제 어딜 가나 막내 되긴 쉽지 않은데 어제 모임에선 거의... 막내라인 이더라? 호호호홓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한번 더 인터뷰를 떠올리며 의자 킥하고... 그래도 오늘 하루 고생했다며 또다시 의지 충전을 빌미로 입 속에 초콜릿 와구와구 구겨 넣으며 왔다..... 결과는 알 것 같지만... 그래도 빨리 알려주면 좋겠다..... 이불 킥 그만하고 싶거든.....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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