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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심해도 괜찮아. 느려도 괜찮아
    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43

    2018. 12. 8

     

     

     

     


    얻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그에따른 노력을 하는것이 마땅한데 노력은 하기싫고 얻고싶기만 하다. 
    변화 하기위해선 도전을 해야하는데 변화에 적응하는 것 보다도 도전이 두렵다.
    '아니, 나는 그냥 지금처럼 잔잔하고 익숙한 생활이 좋아.' 라고 생각하다가도 이게 진심이 아니라는걸 알기에 자꾸 진심을 외면하려는 내게 되묻게 된다. 
    진짜 이걸 원하는건지, 아니면 도전이 두려워서 피하고싶은 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게으른건지.


    영국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것이 크고작은 도전의 연속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누려야할 것들, 작은노력으로도 이루어 낼 수 있는 것들이 큰 산처럼 다가오고 내가 별 볼일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더 많이 좌절하다가 한 고비 넘었을땐 더 큰 성취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 정말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 당연히 주어지는 건 없구나. 한 번도 갖지 못한 걸 갖기위해선 한번도 해보지않은 노력들을 해야하는 구나.' 를 깨달으면서 도전이 주는 기쁨도 알게되었지만 여전히 도전하는건 두렵고 귀찮다.


    올 해, 감사하게도 승진이라는 기쁨을 얻었지만 이내 마음속에 돌덩이가 생겼다.
    '시니어 디자이너로서 뭔가 보여주고싶다.' 라는 욕심이 생기면서 잠시나마 잔잔하던 마음속에 파도가 일렁였다.
    '욕심을 버리자. 가만히 있어도 아무도 뭐라 안할텐데. 지금도 괜찮잖아? 하루하루 주어진 일만 해도 벅찬데' 라는 마음과 동시에 
    '달라진게 뭐야? 그냥 타이틀만 변한게 아닌, 좀 더 주도적인 사람이 되어야하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에서 나를 인정해주는 것과 별개로 진심으로 내가, 스스로를 인정할 수가 없었다. 
    예쁜 옷을 선물받아서 남들은 잘 어울린다며 칭찬해주지만, 정작 나는 아직 그 옷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이 옷은 이제 내게 딱 맞아! 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말하니 오빠가 제안을 하나 했다.

    "미팅을 리딩해봐."
    "아......"

    답답한 마음이 컸던 탓에 대단한 걸 해야 될 것 같았는데, 오빠의 제안이 뭔가 시시한것 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결코 시시한게 아니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난 회사에서 승진평가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해 본적이 없었다.
    미팅에서도 내 의견은 곧 잘 말하곤 했지만, 내가 미팅을 주최하고 동료들을 초대하고,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를 하고 동료들의 의견을 이끌어내는 건 해본 적이 없었다. 한국에서였다면 별것도 아닐거 같은 이 일이 이곳에선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였기에 늘 메인요리 옆의 사이드 디쉬처럼 묵묵히 내 할일을 열심히하며, 가끔씩 내 존재를 잊지말라고 고개내미는 정도였다.

    "할수있을까..."
    "처음엔 다 어려워."
    "그래.. 뭐, 그냥 하면되는거지."

    시시함이 설레임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내 두려움과 귀찮음이 밀려왔다. 굳이 일을 만들어서 사서 고생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몇일 동안이나 혼자 몇번이고 마음이 오락가락하다가.. 드디어... 우리팀 헤드인 조에게 한마디 던졌다.

    "조, 우리팀 연간업무에 대한 리뷰 미팅을 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해? 좋았던 점, 발전시켰으면 하는 것들, 내년 디자인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는거야."
    -"오, 좋은 생각이야. 언제쯤 할 생각이야?"
    "다음주, 주간미팅 끝난 이후에 하면 어떨까 해. 우리팀하고 세일즈 팀도 초대하고.. 그리고 네가 괜찮으면 내가 그 미팅을 리딩하고 싶어."
    -"좋아. 굿 아이디어야!"

    내가 리딩하고 싶어. 리딩하고 싶어. 리딩하고싶어.......... 이 말 한마디 꺼내는게 왜이렇게 어려웠는지.. ㅠㅠ (나 왜 이렇게 소심한거니..) 다음 주, 동료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미팅을 리딩할 상상을 하면 벌써 심장이 쿵쾅거리고 귀찮음이 밀려오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핡

    나중엔 이 정도쯤은 껌이라며 웃을 수 있길 바라며. 굿럭!

     

     

     

    크리스마스 마라톤에서 만난 강아지. 주인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나의 페이스메이커는 바로..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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