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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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9. 진짜 마지막_최종.jpg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20. 4. 16. 21:07
뚜루루루루 다야: (헐, 혹시 스티브 인가? 드디어 결과 발표??!!) 헬...로? 스티브 (헤드헌터): 다야니? 나야 스티브. 다야: 아, 스티브. 안녕? 잘 지냈니? 스티브: 응, 잘 지냈어 고마워. 지난 번 인터뷰는 어땠어? 다야: 응, 잘 본거 같아. 혹시 무슨 소식없었니? 스티브: 소식? 있지~~ 이거 알려주려고 오늘 전화 한거야. 그 회사에서 니가 맘에 든대! 인터뷰가 좋았나봐. 다야: 와~~ 정말?? 너무 잘됐다 ㅎㅎ 스티브: 그치! 근데 지난 번 인터뷰때 디렉터 한 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을 못했다고, 너랑 한번 더 인터뷰를 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다야: 아... 지난 번이 마지막 인 줄 알았는데..? 스티브: 응, 맞아. 그랬었어 미안해. 그렇지만 이 사람도 결정권이 있는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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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의 사이에서 - 친구의 커밍아웃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20. 4. 8. 21:00
최근 입사 동기 친구가 나에게 진지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다며 회사 카페테리아로 불렀다. 긴장한 듯 보이는 그 친구가 내게, 커밍아웃을 했다. 그동안 남자로 살아왔지만 자기는 스스로 늘 여자이고 싶었고 여자라고 생각하고 살았기에 앞으로는 여자로 살 거라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친구의 이야기가 충격적이긴 했지만, 그 동안 마음고생을 했을 친구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이 곳에 살고 있는 그 친구가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용기내어 말해주어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하고는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오피스로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그럼 나는 앞으로 그 친구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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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8. 희망이 주는 달콤함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20. 4. 7. 23:54
곰: 여보, 잘 다녀와! 긴장하지 말고, 홧팅! 따뜻한 햇살이 긴장한 마음도 녹일듯한 아침에,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집을 나섰다. 내 과제를 마음에 들어했다니, 분명 과제에 대해서 이것저것 묻겠지? 뭐라고 답하면 좋을까..? 평화로운 아침을 느낄 여유도 없이 기차역에 와서는 미리 도착해 있던 기차에 올라탔다. 햇살이 잘 드는 창가 쪽에 대충 자리를 잡고, 평소였다면 창밖을 보며 느긋이 앉아 있었겠지만, 지금 머릿속은 온통 오늘 있을 인터뷰 생각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회사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 다만 온사이트 인터뷰가 있기 며칠 전, 남편의 권유에 그제야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팀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알게 되었다. 곰: 우와~ 여기 홈페이지 되게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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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7. S 회사와의 인터뷰, 해볼 만 하지 않아?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20. 4. 6. 20:03
지난번 전화 인터뷰에서 크게 망신을 당해서 평소의 나였다면 정말 구직활동에 진절머리를 낼 법도 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잘못된 줄 모르고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 와중에 신기했던 건, 비록 가뭄의 콩 나 듯 이더라도 구직에 대한 열정이 식을만하면 한 번씩 인터뷰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인 걸까..? 누군가에겐 여전히 내 디자인과 이력이 매력적인 것이리라 믿고 계속 도전해 보기로 다짐했다. 이렇게라도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며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사람 좋은 너털웃음과 함께 헤드헌터로 부터 전화가 왔다. 그가 소개해 준 S 회사는, 근처 작고 예쁜 마을에 있는 젊은 기업으로, 독자적인 서칭 기술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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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5. 이력서만 200번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20. 1. 14. 16:00
쭈뼛거리며 시작했던 봉사활동도 어느 새 시작한지 몇 개월이 지났다. 일주일의 한 번의 방문이지만 나를 반겨주고 정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힘이 되었다. 물론 여전히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내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시고 매 번 같은 질문을 하셔서 나를 당황시키지만, 한국에 계신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한 번 더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봉사활동 만으로는 마음속의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았다. 이게 향수인 건지 낮아진 자존감에서 오는 허전함인건지 알 길이 없었다. 아니, 아마도.. 알면서 외면했던 것 같다. > 곰: 여보, 요즘에도 가끔씩 헤드헌터한테 전화 와? > 나: 아니. 요즘은 안 와. 지난 번 이불킥 할만큼 부끄러운 헤어제품 회사의 면접을 끝으로 나는 더 이상 회사를 찾지도 않았고 이력서를 제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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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1. 말 못하는 이방인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19. 2. 19. 02:06
남편을 만나기 전, 나는 해외여행 경험도 이민에 대한 로망도 없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의 직장이 있던 영국의 지방 도시에 살게 되었는데 그 곳은 대충 둘러보아도 백인들만 가득했다. 길을 걸어갈때면 아이들의 숨길 수 없는 눈빛은 나를 신기한듯 쳐다보았고 영어는 내게 소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다행인건, 나는 그들의 눈빛이 불쾌하지 않았고 동네는 너무나 아름다웠으며 남편은 행여나 내가 불편할까 늘 배려해주었다. 영국의 첫 인상은, 아름답지만 불편한 것 투성이고 신혼생활은 재밌지만 이곳에서 오래 살고 싶지는 않은, 그런 곳이었다. "아아악!! 외출하려고 옷도 차려입고 머리 손질도 다 했는데 이게 뭐야. 갑자기 비바람이 불잖아. 날씨 왜 이래!!!" "뭐가 이렇게 비싸? 한국에선 몇 천 원이면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