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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애 첫 하프마라톤 완주!!!
    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30. 01:20

    2019. 5. 31일

     

     

     

     

    출발 전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 구름이 가득해서 시원하길 기대했는데 .. 결국엔 등이 시뻘겋게 다 익었다....

     

     

    지난 주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하프마라톤 대회가 있었다.

    하프마라톤 완주는 연애시절에 함께 작성했던 우리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결혼 전엔 운동과 담쌓고 살았던 나였기에 이걸 이루는데 5년이 걸렸다..^-^;;

    평소에도 둘이 종종 러닝을 하긴 했지만, 대회 한 달 전부터 나름 진지하게 훈련을 했다.

    그렇게 한 마음으로 준비했던 대회라서.. 대회 날짜가 다가오니 괜히 몸 이곳저곳이 더 아픈 거 같고, 긴장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대회 당일, 긴장 탓인지 화장실을 다녀오느라 그만 출발 총소리를 놓쳐버려서 십여분이나 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오빠는 나보다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어느새 우리 둘의 간격은 많이 벌어졌고, 이제부터는 진짜 나와의 싸움이었다.

    하프마라톤 코스는 벤츠 박물관 내에 설치된 드라이빙 트랙을 여러 바퀴 달리는 것이라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루했다.

    하프마라톤은 총 21km의 거리를 달리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초반 1~5km까지 달릴 때가 가장 힘이 든다.

    그 뒤엔 몸도 풀리고 속도도 붙어서 수월하게 달리게 되는데, 그때 함께 달리는 사람들을 구경할 여유도 생겼었다.

    백발노인의 느리지만 꾸준한 달리기, 휠체어 바퀴를 열심히 굴리는 달리기, 부인과 손을 잡고 발을 맞추는 달리기 등..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달리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보며 어느새 숙연해지기도 하고, 나 역시 나의 달리기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달리기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을 무렵인 13km 지점쯤 되면 또 한 번의 고비가 찾아온다. 발바닥이 뜨겁고 물집이 난 것 같은 찌릿함과 포기하고 걸을까? 하는 유혹의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하지만, 어느새 전체 구간의 반이나 넘게 잘 달려왔고, 지금까지 달려온 것보다 짧은 거리가 남았다며 스스로를 격려하며 참고 달린다. 후끈거리는 발바닥의 물집도 참아본다.

    그러다 보면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 덕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이어폰 너머로 들리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두 팔을 벌려 흔들면서 달려보기도 하고, 아이러니하게도 힘들지만 더 자유로워진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결승지점이 고작 몇 백 미터 남았을 땐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로 달린다. 골인!! 꺄!!  그때의 짜릿함이란!! >ㅁ<

    비록 기록이 훌륭하지는 않지만, 나의 첫 최장거리 러닝이었고, 포기하고 걷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계속 달렸다.

    등수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고 묵묵히 나의 길에만 집중해서 달려왔다는 것에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두 시간 정도 길 위에서 달리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오글거리긴 해도 ’ 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길 위에서 힘들기만 할 것 같은 달리기이지만 즐거운 순간도 힘든 순간도 함께 찾아온다. 게다가 수많은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 내가 앞지르는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그 상황에서 일희일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다른 사람과 내 기록을 비교하며 우쭐해하거나 질투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저 다들 자기의 길을 최선을 다해 달려왔다면 모두가 일등이다.

    비록 내 등수는 271명 중에 229등이지만 (내 뒤에 40명이나 있다니?!! ㅋㅋ) 5년 전 1km도 못 달리고, 어느 것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내가 21km를 완주했다는 게 너무너무 자랑스럽다 :-)

     

    레이싱 테마로 디자인 된 마라톤 완주 메달! 예쁘당ㅎㅎ 

     

    완주 후 옆에 있던 벤츠 박물관 구경을 했다.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이 차 꼭 사줄께...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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