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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회. 긴 공백이 주는 편안함
    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30. 01:29

    2017. 2. 4

     

     

     

     

    지난 목요일 퇴근시간이 다가올 때 즈음, 

    일멍 놀멍하며 회사에서 모니터만 보던 내게 메세지 하나가 왔다. 

    꽤 의외의 인물에게서 온 메세지 였지만,

    어쩐지 나는 그 메세지가 그저 반가웠다. 

     

     

    그녀는 나의 고등학교 동창 중 한명으로

    우리는 지난 몇년 간 꽤 가깝게 지낸 기간도 있었지만

    둘이 남겨질때면 조금은 어색한 공기를 마주하는, 그 정도의 사이였다. 

    그런 그녀가 런던으로 여행을 왔다는 메세지를 내게 보냈고

    어색한 마음이 샘솟을 틈도없이 우리는 약 8년만에 재회를 하기로 했다. 

     

     

    그녀와 함께 여행을 온 또 다른 친구도,

    그녀만큼, 딱 그정도의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던 친구였기에

    여전히 가깝게 지내는 그녀들 사이에서

    나만 덩그러니 남게 되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정말이지,

    누군가와 벽을 완벽히 허문 그런 사이를 갈망하면서도

    그런 사이로 만드는 재주는 전혀 없고,

    가끔 발랄한 강아지같은 누군가가 나의 벽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면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한 발짝 물러서는 성격의 소유자 인데,

    그런 나에게 이번 만남은, 사실  용기가 조금 필요했다.

     

     

     

    어쨋든, 

    설레임과 걱정을 안고 만난 그녀들은 여전히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애써 그동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그저 상대방의 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서운해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보다 훨씬, 그녀들이 편안하게 느껴졌고, 

    목이 쉴 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기에

    꽤 오랜시간 보아왔던 예전보다 그녀들을 좀 더 알 수 있었다. 

     

     

     

     

    신기했다.

    눈가의 주름이 한 두개 더 생기고,

    계절을 몇 번 더 지냈으며,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을 뿐인데

    공백 따위는 개의치 않는 마음이 생기다니. 

    '막역한 친구' 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더 가까운 마음이 든다니.

     

     

     

     

     

     

     

     

     

    용기내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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