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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다 - 스카이 입사 첫 날
    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4:20

    2019. 3. 11

     

     

     

    여행도 다녀오고 주말에 며칠 신나게 놀았더니 다시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주 더 휴가를 가졌다가 시작한다고 할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그랬다면 아마 더 힘들었겠지. 10시까지 회사 본관으로 갔더니 라인 매니저인 디모가 나를 마중 나와 있었다. 디모는 회사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면서 팀원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는데 인터뷰 볼 때도 느꼈던 것이긴 하지만 새삼 다시 보니 건물이 이렇게나 컸나... 싶었다. 나 같은 길치는 길 잃어버리기 일쑤.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큰 스크린과 아이언맨 ㅋㅋ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일층 카페. 면접왔던 날 리셉션에서 카페 공짜 쿠폰을 받았었는데.. 긴장한 탓에 사용을 못했다. 면접관에게 합격하고 나서 쓸거라며 큰소리 빵빵치고 나왔었는데... 어딧는지...;;; 

     

     

     

    휴식공간 겸 회의공간, 식사공간도 되는 다용도 공간이다. 건물 곳곳에 특별한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곳들이 많다. 

     

     

    여기도 마찬가지.... 

     

     

     

    매니저이자 나의 면접관이었던 데이모가 가장 먼저 소개해준 팀 멤버는 아론과 샘 이였다. 언뜻 보면 엔지니어 느낌이 나는 두 친구는 알고 보니 나와 같은 디자이너였는데, 자세히 보니 아론은 꽤 멋을 부린 (팔에 타투도 한가득..) 힙스터 느낌이고 샘은 순둥순둥 한 대학교 동기 느낌이었다 ㅋㅋㅋ 두 친구 모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샘은 3개월, 아론은 2주 차라고 했다. 디모는 아론에게 '니가 가장 프레쉬 맨이니까 다영이 좀 도와줘.' 라며 잠시 미팅에 들어갔는데 아론은 외모와 다르게...(힙합 하는 터프한 친구로 봤음...ㅈㅅ) 침착하고 꼼꼼하게 내가 해야 할 일을 체크하며 도와주었다.

     

    - 랩탑 신청해서 받아오기

    - 비밀번호 설정하기

    - 사내에서 이용하는 여러가지 툴 설치

    - 개인 라커 신청

    - 사원증 신청하는 방법

    - 사원증에 돈 충전하는 방법

     

    등등.. 이것저것 세팅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아론이 나를 끌고 이곳저곳 누비며 설치할 것들을 챙기는 동안 미팅이 끝난 데이모는 내게 사원증도 만들고 회사 투어를 시켜주겠다고 했다. 스카이는 마치 대학 캠퍼스처럼 여러 채의 빌딩이 한 단지 안에 입주해 있는데 각각 방송국, 본관, 인터넷, 시네마 등 다른 콘텐츠를 제작하는 오피스 들이었다. 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약 30분을 걸으며 데이모는 끊임없이 업무에 대한 기본 정보, 팀 멤버 소개 등을 해주고, 지나가는 빌딩마다 이곳은 어떤 곳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었는데 그 설명이 너무너무 자세해서.... 나의 영어 집중력이 금방 동이 나버렸다.

     

    건물 중앙에 뉴스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지금은 한창 뉴스 촬영 중.. 신기방기.. 앵커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괜히 연예인 보는 기분이였다 ㅎㅎ

     

     

    여긴 카페의 맞은편에 위치한 사내 극장. 업무시간 중에 영화보러 가기도 하고 행사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처음엔 업무시간 중에 영화를 본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매니저에게 물었더니, 우리가 만든건데 우리가 보는건 당연한거 아니냐? 고 했다... 오...호... 듣고보니 그렇다.

     

     

     

    드디어 사원증을 만드는 오피스에 도착했다 "친절한" 데이모는 굳이 지름길을 놔두고 빙~~ 둘러오면서 설명을 해 주느라 꽤 많이 걸어서.. 내 머리는 이미 바람에 휘날려 산발이고 두 볼은 빨갛게 얼어있었다.

    "자 사진 한장 찍겠습니다. 여기 보세요. 찰칵."

    "헐??"

    "끝났습니다. 사원증 여기요~"

    오엠지..

    거울한번 보거나 머리 한번 만질 새도 없이... 게다가 하나 둘 셋도 없이 갑자기 구닥다리 캠을 내 얼굴에 들이밀고는 그냥 사진을 퍽! 찍어버린 게 아닌가....?!! 몇 년이나 쓸지도 모를 이 사원증 사진을??? ㅋㅋㅋㅋㅋㅋㅋ 일명 B컷 제조기인 나는 사원증 사진도 역시 얼굴은 덥데데 +시컴하고 머리는 바람에 휘날려서 다 갈라져있고 얼굴은 빨개서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으로 사원증을 떡하니 받았다.

    힝... ㅠㅠ 이게머임... ㅠㅠ

    어쨋든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사원증도 받았으니 아론이 알려준 대로 사원증을 충전해보기로 했다. 회사 내에는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카페, 레스토랑, 헤어숍, 네일 샵, 우체국 등등 이런 편의시설을 이용할 때는 현금이나 개인카드가 아닌 사원증을 찍고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마치 교통카드를 충천하듯이 개개인이 사원증에 돈을 충천하는데 나도 오늘 점심값을 계산해보려고 10파운드만 충천해보았다 ㅎㅎ 헤헤.. 신기하다... 충전한 카드를 들고 떨리는 마음으로 구내식당으로 갔는데, 와우! 음식값이 엄청 저렴했다. 외부 음식의 30퍼센트 정도 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야채수프 같은 건.. 700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했고.. 과일은 맘껏 집어먹을 수 있었다 ㅋㅋㅋ 꺅!

    하루종일 회사투어에 이것저것 교육받고 설치하느라 영혼이 탈탈 털린 기분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어져서는... 저녁부터 졸음이 쏟아졌다.

    나보다 더 신나하는 오빠에게 종알종알 회사 이야기를 하고 출근 첫날의 소식을 기다리는 부모님에게도 사진과 메시지 몇 통을 보내고는 소파에 앉아서 어느샌가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정신이 하나도 없이 지나 간 첫째 날을 뒤로하고 어느새 둘째 날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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