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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20. 3. 31. 08:50
재택근무를 하다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 앞의 마트에 장을보러 다녀왔다. 30분 남짓의 이 짧은 외출이 요즘 우리부부의 유일한 외출이다.
동네 M&S 에 가니, 그 전에 없던 새로운 것들이 보였다. 바로 영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규칙 중 하나인 '사회적 거리두기' 를 실천하기위해 매장으로 들어가는 사람, 나오는 사람의 통행로를 나누어 놓은 것 이다.
그리고 매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각 2m 씩 거리유지를 위해 바닥에 간격을 표시해두고, 매장 내의 손님 수를 제한하기 위해서 한 팀이 쇼핑을 끝내고 나오면 다음 한 팀을 들여보내며 관리하고 있었다.
셀프 계산대 역시 총 4개의 기계 중에서 가운데 2개는 사용금지하여 계산대에서도 서로 사회적 거리유지가 가능하게 하였다.
영국에서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를 경험하며 영국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되었다. 이 사람들.. 참 규칙을 잘? 지키는 구나..? 규칙을 지키기 쉽도록 잘 만드는구나?
일상 속에서 규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규칙을 세분화하여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반복시켜서 생활 속에 스며들도록 하는데 재주?가 있는거 같다. 예외도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그 규칙에 순응하며 잘 따르는거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인만큼.. 협조해야겠지..
물론 의료시스템의 문제와 초반의 아쉬운 대응, 마스크에 대한 것 등은 여전히 불만이지만 (할많하않...)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애쓰고있으니 한번에 좋아질 수 는 없더라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요즘 영국의 많은 교민들, 유학생들이 영국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각해지면서 자발적 한국행을 선택하고 있다. 그 분들의 선택을 절대 비난하고 싶지않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된다.
나와 남편은 아직 한국행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도 없고, 현실적으로 무리 인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우리집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하에 영국에 남아있지만, 절망적이거나 우울하지 않다.
우리는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고, 영국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어려운 이 상황 속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기에 고국에 있는 그들이, 이 곳에 있는 내가 전혀 안타깝지 않다. 그냥 나는 늘 그렇듯이 나의 하루를 살고 있는것이다. 살다보면 힘든일도 있고 기쁜일도 있듯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도 지나갈 어려움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만 한국행을 선택하신 분들이 부디 행동과 마음가짐에 주의를 기울이셔서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많은 분들의 노고가 헛되지않도록 협조해주시길 바랄 뿐이다. 그것이야말로, 나도 지키고 사랑하는 가족, 내 나라도 지키는 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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