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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멀지만 재밌다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28. 07:01
2014. 3. 18 (다야의 일기)
두 달만에 데이트?를 했다.
결혼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부터
의도하지 않아도 우리의 통화는 어느새
결혼준비에 대한 내용들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데이트를 가장한 시장조사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았기에 즐길 수 있었지만 ^-^)
그가 묵은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그 길로 우리는 미리 알아봐두었던
몇 곳의 예식장소들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업체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현재 우리의 상황,
사진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곳,
새로운 웨딩을 꿈꾸며 잠시나마 행복했던
우리를 좌절하게 한 카페 사장님.
등의 이유들로 결국 어느하나 '이거야 !' 라고 정하지는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성스러운 성당에서의 웨딩이나 너른 잔디밭에서 웃고 즐기며
여유로운 웨딩을 꿈꾸었던 우리 둘은,
웨딩홀의 (상업적이지만) 편리한 시스템에
'조금은 특별하게' 라는 초기의 목표가 흔들리는 경험을
맛보았다.
현재 우리는 어느 것 하나 확실하게 정해놓은 것은 없지만
(심지어 예식 날짜도)
발품 팔아가며, 달콤한 데이트도 반납한 채
카페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기는 커녕
아이패드로 웨딩정보를 조사하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누구하나 안일하지 않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또 다른 행복으로 다가온다.
지금 하는 노력들이
우리가 더 행복하기 위한 노력들임을 알기에.
(결혼해 봐라, 좋기만 한지. 라고 하는 유부들의 말도
무시할 건 못되겠지만ㅎ)
어찌되었든,
한국에 머무르는 2주 동안
해외 롱디의 서러움을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열심히 움직여주는 그가 있어
든든함과 따뜻함을 느낀다.
Thank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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