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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용실의 추억....?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28. 08:23
2016. 11. 5
애정이웃ㅋㅋ 봐용이의 겨울 맞이 헤어펌 사진을 보니,
나도 헤어숍 에피소드를 포스팅 하고 싶어졌다.
지난 겨울, 한국 갔을 때 어깨까지 잘랐던 머리가 너무 빨리 길어서 ;;
봄에 또 한번 잘랐었는데,
그땐, 오빠로부터 영국의 유명한 헤어살롱 브랜드 중 하나인 TONY&GUY 에서 헤어모델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가 운이 좋게 무료로 머리를 자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었다.
토니앤가이는 우리나라에서는 비달사순 만큼 유명하진 않은 것 같지만
영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헤어살롱 브랜드인데, 세계 각 국의 토니앤가이 디자이너들이
런던 본사에 연수를 하러 올때 마다 연수시험을 치기 위해 헤어모델들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차비 + 시간적 여유 + 약간의 도전정신" 만 있다면 색다른 헤어컷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나는 한국 토니앤가이 에서 온 디자이너분께서 내 머리를 잘라주었는데,
신청할 때 어떤 스타일로 자를 것인지 설명도 듣고 이미지도 보았기에 걱정은 안되었지만
자르는 과정마다 감독관에게 확인을 받아야해서 컷트 시간은 꽤 오래걸렸다.
하지만 결과는 꽤 만족! (아마추어도 아니고, 승진을 위한 연수이기 때문에 다들 프로 디자이너분들 이거든.)
그러나... 잡초같은 내 머리는 또 금새 자라 버렸고...
나는 긴머리가 슬슬 지겨워졌다.
펌도 하고 싶고, 컷트도 하고 싶고, 염색도 하고 싶었지만
영국의 헤어숍은 워낙 비싸고 만족도가 떨어지기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악명? 높기에
한인타운에 있는 미용실을 갈까 망설이다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집 근처 영국 헤어숍 방문을 도전해보았다.
석회수 때문에 힘이 강한 아시아인 모발은 헤어펌이 빨리 풀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펌은 포기하고 헤어컷만 하기로 했다.
브랜드가 있는 헤어숍에서 여자 기본 컷트가 35 파운드 부터 시작하길래...ㅎㄷㄷ
첫 모험에 35파운드를 쓰고싶지는 않아서 구글을 뒤졌다.
그렇게 찾은 방법들이,
1) Treat Well 이라는 뷰티관련 어플에서 각 지역의 뷰티관련 할인정보를 얻고 예약할 수 있음 (물론 헤어숍도).
2) 구글에서 " Haircut offer" 검색을 했더니 우리동네에 있는 브랜드 헤어살롱의 할인 행사 정보를 찾을 수 있었음.
3) Head Master 라는 브랜드 헤어살롱에서는 Standby 라는 예약제도가 있는데, 미리 여유있게 내가 원하는 시간에
예약을 하는게 아니라 날짜만 정해놓고 대기상태로 있다가, 디자이너가 펑크난 예약이 생기거나 앞 손님이 빨리 끝난 나거나 하는
갑작스러운 여유시간이 생길 때 연락을 받고 머리를 할 수 있으며, 기존 가격보다 조금 저렴하다고 한다.
( 아이샤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아이샤도 확실히 모르는 듯 했음..)
Treat Well 에서도 많은 숍들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우리집 주변의 헤어숍들은 시간이 맞지가 않아서 결국 나는 Rush 에서 하는 할인행사를 선택했다.
Rush 도 꽤 큰 헤어살롱 브랜드인지 여기저기에서 많이 봤으니 그나마 안심을...하며...
예약을 진행하는데,
가장 신입 디자이너에게 자르는 비용, 시니어 디자이너에게 자르는 비용, 디렉터 급 디자이너에게 자르는 비용이 달라,
간단한 헤어컷을 할 계획인 난, 신입 디자이너를 선택하여 25파운드 조금 안되는 금액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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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첫 헤어컷 디-데이.
떨리는 마음으로 헤어숍에 도착하자,
나를 맞이 하는 금발의 꽤 통통한 Ross 라는 남자 디자이너는
말도 빠르고 발음도 특이하고, 내가 보여주는 사진도 대충 봐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헤어컷 내내 자꾸 내게 윙크를 하길래
'신입 인데 꽤 여유가 있네' 라고 안심했었다....
그러나
나의 헤어컷은.....
대. 폭. 망 ..... .... (부들...)
헤어숍 조명이 너무 밝아서 몰랐는데,
퇴근 후 오빠가 내 머리를 보더니 ㅋㅋㅋ
빗자루같다고.....
웃으며 친히 사진을 찍어주셨다....하하...
겁이나서 레이어드는 조금만 내달라고 말했더니 ^^^^
촌뜨기 삼각김밥 빗자루가 여기 있네 ^^^^^
결국,
다음날 다시 찾아가서 한번 더 컷트를 받았다. 물론 무료로.
로스 말로는,,,
내 모발이 힘이 좋고, 직모에 숱이 많아서 그렇다는데,
난 사실 한국에선 반곱슬이라고 불리지만,
아무래도 신입 디자이너들은 아시아인의 모발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서양인들의 스타일대로 내 머리를 잘랐더니 그런 사태가 일어난것 같다.
난 리터치 받는 내내
"로스, 너무 잘 하고 있는데 ~~~ 레이어드 더 많이, 더 많이, 아니 그건 너무 무거워보여. 모발 끝을 가볍게 해줄래?
아니 그건 너무 직선이야. 둥글게 해줄 수 있어? 조금더 조금더 그렇지 !!! " 라며 진상아닌 진상을 부렸다.
결국 어깨까지 자르려 했던 내 머리는 쇄골까지 오게 되었지만,,, 그런 후에야 비로소 꽤 만족스런 헤어를 얻게 되었다. ㅠㅠ
그래서 얻은 결론,
1) 한국 갈 때 까지 기른다
2) 귀찮아도 한인 미용실에 가본다....
3) 헤어숍에서 필요한 영어 마스터 후,,, 적어도 시니어 급에게 맡겨본다...
이다...
로스 미안.
내 머리도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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