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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회사 생활 Chapter 2. 홀로서기
    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28

    2017. 5. 12

     

     

    내 자리에서 바라보던 창 밖 모습. 이렇게 햇살이 좋은 날엔...... 그냥 뛰쳐나가고 싶음 ㅋㅋ

     

    1.

    휴가 후유증이 사라질 무렵, 맷으로 부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을 들었다.

    평소 디자인 회의는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하곤 했는데, 

    왠일인지 그날따라 나를 회의실로 부르더니....

    5월 말에 퇴사한다고................ 크아앙 ㅠㅠㅠㅠ

     

    맷은 한국에서도 보스가 없었던 내 인생의 첫 보스인데....ㅠㅠ

    보스이지만 늘 친구처럼 자상하게 낯선 영국에서의 첫 회사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그 였기에..

    고마움도 크고 의지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런 맷이 곧 퇴사를 한다니.

    너무너무 서운했다. 그리고 혼자 남겨질 (?) 내가 걱정도 되고..ㅜㅠ

    잘 할 수 있을까.

     

    "가지마.. 아직 가면안돼....!!!" 라고 말했지만 ... 

    매일매일 왕복 세 시간이나 되는 통근시간을 몇 년씩 감당해온 그로서는

    더 좋은조건으로의 이직이 당연한 수순이였으리라...

    이제 난 맷의 온실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할 일만 남았다. 

     

     

    영국에서 만난 나의 첫 보스 맷. 맷 옆자리는 내 책상

     

     

     

     

    2. 

    해피벌쓰데이 캐서린.

     

    캐서린은 나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는 팀 멤버 중 한명인데,

    아담한 키에 귀여운 외모, 배려심 깊은 성격으로 나혼자 몰래... 맷의 여친으로 점찍어 두고 있었다. (내가 왜? ㅋㅋ)

     

    그런 캐서린이 이틀 정도 결근을 하고, 

    오늘 수척한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알고보니 그녀의 생일 전 날, 

    그녀의 베스트프렌드 인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것이였다. 

    불과 몇일 전만 해도 우린 캐서린의 강아지와 고양이에 대해 수다를 떨었었다. 

    나이는 많지만 여전히 사랑스럽고 똑똑해서,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그래서 같이사는 고양이가 엄청 질투를 한다며..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신나게 나에게 이야기 했었는데..

    하늘나라로 갔다니...

     

    우리는 여전히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캐서린을 위해

    평소와 다르게 조용히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내맘대로 맷의 여친으로 점찍어 둘 만큼 사랑스러운 캐서린을 위해, 

    나 역시 한국에서 공수해 온 마스크팩 몇 개를 챙겨 생일축하 메세지와 함께 그녀 책상에 두었다. 

     

    매 년 생일때마다 떠난 친구를 그리워 할 캐서린과 그녀의 강아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면서 한 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아무리 바빠도, 생일은 잊을 수 없으니까. 

    생일날 만큼은 사랑스러웠던 친구를 떠올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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