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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수병, 흐린 날의 일기
    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20. 1. 6. 00:04

    2019. 11. 21

     

     

     

    1. 

    한국을 다녀오면 에너지 충전이 빵빵하게 될 거라 기대했는데 일주일 내내 흐리고 어두운 날씨 탓인지, 마음이 뒤숭숭한 탓인지 오히려 가라앉아있다. 가기 전엔 한국 갈 생각에 마냥 들떠서 뭐든지 의욕이 넘쳤는데... 후유증인가.

    매 년 다녀와서 이젠 이런 공허함이 익숙해 질 만도 한데 아직도 떠나고 나면 늘 아쉽고 길 잃은 기분도 들고 그렇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요즘 우리 부부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서 고민이 많다. 선택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한 고민인데.. 무엇을 선택한다는 것은 선택하지 않은것을 잃는 것 이기도 하기에 더 어렵게 느껴진다. 어느 것 하나 확실히 버리고 싶은것이 없어서.

    게다가 기분 탓인지 요즘 나는 어떤 선택을 해도 잘 해나갈 것 이라는 자신마저 없어졌다. 아니.. 잘 할수 있을 것 같다가도 자신이 없어지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외국에 산다는게 어쩔때엔 굉장히 넓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다가도 어쩔땐 외딴 섬에 살고있는 기분이 드는데 아무래도 요즘은 후자인 것 같다.

    나 보다 오빠가 더 마음이 뒤숭숭하고 고민이 많을텐데, 이럴때 일 수록 내가 단단하게 잡아줘야 하는데.. 항상 내가 더 유리멘탈이다. 그래서 늘 미안하다. 차라리 내가 알아서 노력 할테니 이렇게 하자고 고집이라도 부리던지 그것도 아니고 그냥 비 맞은 강아지 마냥 어깨가 축 쳐진모습을 자꾸 보여주는 거 같아서.

     퇴근길에 찍은 하늘

    2.

    회사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일기를 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르륵 흘렀는데, 그걸 옆자리에 앉은 아론이 본 거 같다.

    당장 화장실로 가서 티 안나게 후다닥 정리하고 왔는데, 열심히 일하던 아론이 갑자기 내 모니터를 보더니 블로깅 중인.. 한글 가득한 창에 흥미를 보였다. 이게 한국어냐고. 너무 신기하게 생겼다고. 그러더니 한글과 한국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들과 농담들을 던졌다.

    나도 너 한국어로 타투 하고싶으면 나한테 물어보라며 실없는 농담을 했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내게 말을 걸어준 걸 보니 아론이 날 신경써준 거구나 싶다. 매 번 느끼는거지만 아론은 참 섬세한 친구다.

     

    너무 좋은 친구들인데.. 회사에서 영어로 일을 할때 나의 집중력을 모두 다 써버려서 그런건지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는게 종종 피곤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특히 여럿이 모여서 수다를 떨때는 놓치는게 많으니 자연스레 한 발 물러나게 되고 순간적으로 낯설음이 느껴지는데 그 기분이 참 싫다.

     

    어쩔땐 나의 부족함에도 굴하지않고 그걸 재미로 승화시키며 깔깔거리기도 하지만 때론 그냥 다 피곤하고 혼자 일이나 하고 싶어진다.

    그 마음을 극복해야 하는데, 굳이 극복하지 않아도 적당히 좋은사이를 유지하며 회사생활 하는데 문제가 없다보니 그냥 피하는 걸 선택할 때가 많다. 그렇게 스스로 벽을 치며 지내다가, 이렇게 가끔 친구들의 사소하지만 진심어린 호의를 느낄때면 그런 마음을 가진게 미안하다.

    그냥 요즘 나 참 못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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