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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디탄] 13. 취업성공!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
    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21. 4. 28. 01:13

    디즈니 면접을 보고 난 후, 약 일주일 정도 흘렀다. 

    설마 내가 되겠어? 나 기대 안해~ 라며 태연한 척 했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런가.. 

    만약 합격 하면? 집에서 오피스까지 꽤 멀던데 괜찮겠지? 옷은 뭐 입고 가지? 첫 업무는 어떤걸까? 

    이미 마실 수 있는 김칫국이란 김칫국은 혼자 다 마시고, 침착한 척 하느라 힘든 일주일을 보내고 있던 그때

     

    "띠리리링~"

    조용하던 폰이 울렸다. 

     

    '설....마... 디즈....니...?'

     

    헬로??
    안녕하세요. 다야님 이신가요..?
    다야: 네, 누구시죠?
    맷: 저는 IDG Connect 에 맷 이라고 합니다. 며칠전에 뵈었었죠? ^-^
    다야: IDG.... IDG... 맷...??? 

     

    온통 디즈니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얼마전 면접을 보았던 IDG 라는 회사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맷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남편이 이 회사 좋아 보인다며, 이력서 넣어보라고 등 떠밀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력서를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자인 과제를 받아서 제출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온사이트 면접에 초청 받게 된 것이다. 여러번의 면접 경험과 그동안의 포트폴리오 덕에 이제는 온사이트 단계까지는 무난하게 통과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면접 당일, 난생 처음 가보는 지역이기도 하고, 긴장한 탓인지 오피스를 못찾고 한참이나 해맸는데, 마침 맞은편에 IDG 라는 작은 간판을 발견하고는 냅다 달려가서 벨을 눌렀다. 벨소리를 듣고 직원 한명이 나와서 자초지종을 듣더니.. 바로 앞에 보이는 육교를 건너가라고 했다. 저기 저 빨간 지붕이 있는 곳이 오피스라고. 

     

    오피스 앞에 도착했을 때,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게... 정말 오피스라고...? 플랏 아냐? 간판도 하나 없는데....?'

     

    런던의 높은 빌딩들 안에 있는 멋진 오피스를 기대했다가 이 앞에 오니 초라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빨간 지붕을 가진 건물은 여기 뿐이였다.. 우선 벨을 눌러보자. 

     

    누구세요?
    저, 다야입니다. 오늘 디자이너 면접이 있어서 왔어요.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문 열어 드릴게요.

     

    얼마 지나지 않아, 줄무늬 티셔츠에 딱 붙는 청바지를 입은 예쁜 친구가 내려와 문을 열어 주었다. 

    나탈리예요. 반가워요! 난 그냥 문열어 주러 내려왔고, 위에 맷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군요. 문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맷은 키가 크고 밝은 갈색 머리, 짙고 큰 갈색 눈에 순둥순둥한 이미지를 가진 친구였다. 미소를 지을때 살짝 보이는 송곳니가 귀엽기도 했다.

    디자이너인 맷과 카피라이터인 마틴이 오늘 나의 인터뷰어 였다. 마틴은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외모에 말할때 독특한 억양이 있었는데, 북쪽 지역인, 뉴 캐슬 출신이라 아직 억양이 남아있다고 했다. 

     

    다른 인터뷰와 비슷하게 진행 되었고, 인터뷰 전에 제출한 인포그래픽 과제에 대해 인상 깊었다며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나는 두 사람이 편안하게 해준 덕인지 그날 따라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의식 없이 마구 이야기를 쏟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따금씩 지금 내가 뱉고 있는 영어가 엉터리 같이 느껴져서 부끄러워 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고 수습하려고 하다보니 뭔가 더 꼬이는 것 처럼 느껴졌다. 

     

    하.. 이게 뭐람... 나 너무 바보처럼 보이진 않았을까...

     

    긴 인터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 고생 많았지? 인터뷰는 어땠어? 재밌었어?
    여보... 그게..........ㅜㅜㅜ 으앙....ㅜㅜㅜ

     

    남편의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버렸다. 

    긴장이 풀린 탓도 있겠지만.. 인터뷰 내내 느꼈던 복잡한 감정이 터져나온 것이다. 

     

    여보.. 오늘 따라 내 영어가 더 엉망이였던거 같아 ㅠㅠ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그냥 다 엉터리로 말한거 같아. 내가.. 얼마나 바보처럼 보였을까..? 내 영어를 듣고 속으로 얼마나 비웃었을까? ㅠㅠ 너무 부끄러워...  시간 아깝다고 생각하진 않았을까? ㅜㅜ 그냥 말을 아낄걸 그랬나봐 ㅠㅠ 

     

    그랬구나.. 여보, 여보 영어가 많이 늘었나보다! 
    늘긴 뭐가 늘어 ㅠㅠ 엉터리로 말했다니까..... ㅠㅠㅠ

     

    아냐, 그건 영어가 늘고있다는 증거야!! 하고싶은 말이 많아지고 실제로 많이 하게 되고, 아는것도 느니까 엉터리 같다는 생각도 드는거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욕심도 없으면 그런 생각도 안들어~~~
    ㅜㅜ 그런건가 ㅜㅜ 하.... 그래도 이미 인터뷰는 망한거 같아...
    떨어져도 괜찮아. 돈 주고도 못하는 좋은 경험 한 거잖아! 울지말고 조심히 집에 와. 맛난거 먹자 ㅎㅎ

     


     

     

    폰 너머로 맷의 목소리를 들으니  기차에서 눈물 뚝뚝 흘리며 인터뷰 망했다고 속상해 했던 그 날의 기억이 다시 선명하게 떠올랐다. 

     

    아!! 맷!! 기억나요. 무슨일이 시죠? 
    맷: 다야님의 합격을 축하합니다 !! ^-^

     

    네...? 합격이요??? 그럼 저 면접 통과 했다는 말씀인가요??? 저 그럼 취업 한건가요??
    맷: 네 ㅎㅎ 맞아요. 다야님, 면접 잘 봤고, 과제도 좋았고 우리회사에 합격했어요 ^-^

     

    ㄲ 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고마워요 맷!!!!!! 엉엉 ㅠㅠ 고마워요 ㅠㅠㅠ 
    다야님 지금 울어요? ㅋㅋㅋ 기쁜 소식인데 왜 울어요 ㅎㅎㅎ

     

    너무 기뻐서요 ㅠㅠㅠ 아앙 ㅠㅠ 고마워요 맷 ㅠㅠㅠ
    고맙긴요. 다야님이 잘해줬어요. 며칠 내로 계약서 보낼테니 잘 읽어보고 결정해 주세요. 질문 있으면 언제든지 이 번호로 연락하시구요. 
    네!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ㅇ ㅏ ㅆ ㅏ!!!!!!!!! 나 드디어 취업했다 !!!!!!! >ㅁ<

     

     

     

     

    온통 회색 빛처럼 느껴지던 내 영국생활에 드디어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남편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던 내가, 영국에서 취업을 하다니...!

    작고 아담한 오피스 따위가 중요한게 아니였다.

    한국에서의 커리어를 그대로 이어 갈 수 있는 이 회사야 말로, 내겐 튼튼한 발돋움판 같은 존재였다.

     

     

    다야, 이제 한 번 뛰어 올라 볼까 ?! ^-^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아래 링크 클릭해주세요 ^-^

     

    [우디탄] 12. 디즈니 오피스에 입성하다?!

    인터뷰 초청 레터를 받고 너무나도 설레는 마음에 어떤걸 먼저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내가 그토록 꿈꾸던 디즈니 아닌가? 나의 드림 컴퍼니!!' 우선 무작정 구글링을 하며 디즈니 인터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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