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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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탄] 06. 인터뷰에서 망신을 당하다우아한 디자이너 /우아한 디자이너의 탄생 2020. 1. 31. 02:35
지난 온사이트 인터뷰에서 보기좋게 미끄러진 후 다시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겠다 생각했지만.. 정말 이대로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 하지않으면 평생 못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당장의 두려움 보다 컸기에 조금씩이라도 용기내어 움직여 보기로 했다. 매일 아침일과 처럼 이력서를 접수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헤드헌터로 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되었고 근처 대도시에 있는 중소기업 주니어 디자인 롤을 위한 폰 인터뷰가 잡혔다. 약 이틀 간의 준비기간이 주어진 터라 영국친구들에겐 이쯤이야 껌 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틀이라는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지난 인터뷰의 기억이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예상질문이라도 더 열심히 준비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유튜브와 구글을 뒤져가며 예상질문 리스트를 채워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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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에 도전하다 - 스카이 인터뷰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50
ㅈ어제 스카이 (영국 대기업 방송통신 컨텐츠 기업) 인터뷰를 다녀왔다. 11월 말쯤 이력서를 넣을 때만 해도 보기 드문 대기업들의 디자인 잡이 많이 나왔길래 그냥 '큰 회사니까 기회 있을 때 한번 넣어나 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스카이 포함 몇 군데 접수했고 일이 주가 지나도록 다들 하나같이..... 소식이 없길래 내 포폴이 매력이 없구나.. 싶어서 마음을 비우고 크리스마스도 보내고 새 해도 맞이했다. 사실 지금 회사생활도 만족스럽기 때문에 이직이 절실하지 않아서 그런지 원서 접수했다는 것도 잊은 채 지냈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 주, 스카이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연말 연초라 논다고 바빴던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야 내 이력서와 포폴이 맘에 든다고 인터뷰를 보자며 메일을 보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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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의 퇴사 - 감추고 싶은 것을 드러내는 용기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16
2018. 8. 15 1. 드디어? 매니저인 매튜가 지난 금요일 퇴사했다. 퇴사 2주전 부터 나와 샤먼, 조단등 몇몇 친구들은 퇴사기념식을 준비했다. 2주전 퇴사소식을 처음 듣고, 샤먼은 내게 매튜퇴사 기념식 케익을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나는 한동안 베이킹을 안했기 때문에 손도 풀겸 흔쾌히 승낙했고 레시피를 찾고 있었는데 이번엔 조단이 날 불렀다. "다영, 우리가 매튜에게 메모리북을 만들어서 선물하려고 하거든. 10년동안 회사에서 남긴 업적도 적고, 동료들 메세지도 적는 형식의..." "오, 좋은 생각이다. 응 근데?" "근데 그거 니가 좀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니가 회사에서 젤 크리에이티브 하잖아!" "음....생각해보고 대답해도 될까?" 조던이 말하는 메모리북은 들어보니 중딩때 친구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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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 하고 싶어. (개인면담 하던 날)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07
2018. 8. 2 맷(전 매니저 매튜)이 퇴사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매니져인 마크가 왔다. 마크는 약 2주 전 부터 출근해서 인수인계와 개인면담을 하고있다. 면담이 시작된 월요일부터 언제 내 차례가 되려나 내심 기대와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매니저와의 개인면담은 마치 학창시절 교무실에 갈 때 처럼 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자기전 누워서 고민도 해보고 나름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새로운 매니저에게는 지난 2년 간의 모습보다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번 면담이 꽤 중요했다. 마크는 내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지난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물었고, 지금하는 일이 만족스러운지와 같은 기본적인 것을 물었다. 나도 최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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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의 텃새와 오해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55
2018. 6. 25 육아휴직 중이던 로라가 회사에 왔다. 복직할 시기는 아닌데 매니저랑 면담 겸 놀러 온 것이다. 로라의 첫 아들인 제이슨도 함께. 제이슨은 6개월인데 아기라면 모름지기 가져야할? ㅋㅋ 쳐비한 팔 다리와 제이슨만의 매력포인트인 금발 곱슬앞머리를 가지고 미소를 짓고 있어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로라로 말할 것 같으면, 출산 전 사무실에서 나와 등을 맞대고 아주 가까이에 앉아있던 사이로 남자친구와 오랜기간 뜨거운 연애를 하고 기념일 마다 꽃다발과 풍선, 선물등을 회사로 받아 시선을 받고 남자동료들과의 농담도 잘해서 늘 주변에 사람이 많던 친구였다. 내가 영국에서 첫 회사생활을 시작할때, 회사의 모든 동료들이 다정하게 내 안부를 물어주고, 다정한 말투로 나에게 인사를 할때 로라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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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회사 생활 Chapter 2. 홀로서기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28
2017. 5. 12 1. 휴가 후유증이 사라질 무렵, 맷으로 부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을 들었다. 평소 디자인 회의는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하곤 했는데, 왠일인지 그날따라 나를 회의실로 부르더니.... 5월 말에 퇴사한다고................ 크아앙 ㅠㅠㅠㅠ 맷은 한국에서도 보스가 없었던 내 인생의 첫 보스인데....ㅠㅠ 보스이지만 늘 친구처럼 자상하게 낯선 영국에서의 첫 회사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그 였기에.. 고마움도 크고 의지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런 맷이 곧 퇴사를 한다니. 너무너무 서운했다. 그리고 혼자 남겨질 (?) 내가 걱정도 되고..ㅜㅠ 잘 할 수 있을까. "가지마.. 아직 가면안돼....!!!" 라고 말했지만 ... 매일매일 왕복 세 시간이나 되는 통근시간을 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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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회사 회식문화 - 회사 팀 런치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1:50
2017. 2. 17 영국에도 드디어 봄이 찾아오나 보다. 늘 두꺼운 코트와 목도리에 파묻혀 지내던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졌다. 지난 주 금요일, 마틴이 팀 미팅 겸 회식으로 점심시간에 Richmond 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을 예약해두었다. 마틴은 꽤 미식가로 여러 곳의 맛집을 잘 알고 있는터라, "여기 어때?" 라고 보내온 그의 메일을 본 후로 왠지 숨은 보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들어 기대가 되었다. 유난히 날씨가 포근했던 그 날의 오후, 12시가 조금 넘어서 이번 프로젝트팀 (미나, 캐서린, 마틴, 맷 그리고 나) 은 일찌감치 퇴근을 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타고 회식을 하러 가다니... 괜히 소풍가는거 같잖아. 마틴이 예약해 둔 레스토랑은 아담하고 포근했다. 왠지, 프랑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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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긴 공백이 주는 편안함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30. 01:29
2017. 2. 4 지난 목요일 퇴근시간이 다가올 때 즈음, 일멍 놀멍하며 회사에서 모니터만 보던 내게 메세지 하나가 왔다. 꽤 의외의 인물에게서 온 메세지 였지만, 어쩐지 나는 그 메세지가 그저 반가웠다. 그녀는 나의 고등학교 동창 중 한명으로 우리는 지난 몇년 간 꽤 가깝게 지낸 기간도 있었지만 둘이 남겨질때면 조금은 어색한 공기를 마주하는, 그 정도의 사이였다. 그런 그녀가 런던으로 여행을 왔다는 메세지를 내게 보냈고 어색한 마음이 샘솟을 틈도없이 우리는 약 8년만에 재회를 하기로 했다. 그녀와 함께 여행을 온 또 다른 친구도, 그녀만큼, 딱 그정도의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던 친구였기에 여전히 가깝게 지내는 그녀들 사이에서 나만 덩그러니 남게 되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