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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코로나, 최근 대형 마트에 장 보러 다녀 온 후기 (feat.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재기의 변화)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20. 4. 11. 21:29
영국의 락다운이 시작 된 후, 걸어서 5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동네의 M&S 에서 소소하게 급한 것만 사며 아쉬움을 달랬는데, 이제는 제대로 (?) 장을 볼 때가 왔다. 남편과 함께 평소 자주 가던 근처의 테스코 엑스트라 (영국 테스코 중 가장 큰 매장) 에 아침일찍 가서 장을 보자!! 하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잠이들었다.
영국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해지면서 대부분의 대형마트에서 오픈 시간 이후 1~2시간은 Priority Time 이라고, 노약자들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다른 고객들의 출입은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아래 지난 포스팅 참고)
우리부부도 그 시간을 피해서 장을 보기로 했다. 하지만 ㅋㅋ 늦잠을 자는 바람에.... 마트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30분 정도...
" 괜찮아. 이정도면 그래도 이른시간 아닐까??" 라며
룰루랄라 오랜만에 제대로 장을 볼 생각에 신이나서 마트 주자창에 도착했는데... 왠걸??? 주차장을 가득 메운 긴~~ 줄이 우리를 반겼다... ㅎㄷㄷ...
" 그냥 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며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과 날씨도 좋으니 기다려보자. 라는 결론을 내고 긴 줄에 합류하였다. 도무지 끝을 찾기 힘들 만큼 긴 줄이 놀랍기도 했지만, 줄을 서 있는 사람과 온라인 주문한 것을 픽업하러 온 차량들이 뒤섞여 혼잡할 만도 한데, 다행히 다들 불평없이 질서정연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약 한달 전에 비해서 마스크를 낀 사람, 장갑을 낀 사람도 많이 늘었는데 (내 앞 뒤에는 없었...;;ㅜㅜ) ... 영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확실히 좋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할 수가 있었다. 물론 여전히 마스크 미착용한 사람들이 더 많지만, 그나마 다행이니건 사회적 거리유지 만큼은 다들 노력하며 지키고 있다는 것.... (네... 그거라도 지켜주세요...)
약 4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마트에 입장 할 수 있었는데, 밖의 긴 줄에 비해서 마트 내부는 많이 붐비지 않도록 인원 수 조절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바닥에는 화살표를 곳곳에 붙여놓아서 진행방향을 표시해 두었고, 사람들은 이 방향에 맞게 이동하면서 좁은 통로 사이로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이게 지켜질까.... 했지만, 몇몇 실수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우리도 한 번 실수함 ㅎㅎㅎ ;;) 다들 잘 지키며 장을 봐서 그런지 좁은 통로에서도 비교적 사회적 거리유지가 잘 되고 있었다.
영국 코로나 바이러스 락다운 직전에 이곳에 장을 보러 왔을 때에는, 휴지며 통조림 식품이며 많은 물건들이 사재기로 인해 텅텅 비어있어서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 날은 휴지도 넉넉했고 대부분의 물건들이 품절된 것 없이 재고가 많이 있었다. 파스타는 여전히 재고가 부족해 보이긴 했지만... 다행히 아직 남은 것들이 꽤 있었다.
나는 그토록 나를 애 태우던 달걀과 아몬드 우유를 구입하고는 넘나 신났음 ㅎㅎ
이렇게 평범하던 것들이 소중해 질 거라고는 ... 약 한달 전 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었다..
이것 저것.. 그동안 못 사서 불편했던 것들을 구입하고 계산을 하러 왔는데, 계산대에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계산대 사이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해서 사람들의 접촉을 막고 사회적 거리유지가 가능하도록 해 둔 것이다.
'영국도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구나..... 마스크 안 끼는 건 여전히 불편하다만.....'
게다가 내가 방문했던 테크코 엑스트라 매장에서는 입구에서 비닐 장갑과 소독용 스프레이를 제공해주어, 카트를 닦고 장갑을 끼고 장을 볼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사재기 현장이 거의 사라진 것, 사회적 거리유지에 힘쓰고 있는 것.. 이 작은 변화들이 불과 한 달 사이에 일어났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영국의 코로나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사람들이 락다운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다.
하루 빨리 영국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황이 좋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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