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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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작은비밀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30. 03:12
2018. 8. 15 약 십년 전 부터 꿈노트라는 걸 썼다. 십년이라고 하니 꽤 거창해보이지만 그냥 머리맡에 늘 작은 노트하나를 두고는 인상깊은 꿈을 꾼 날은 그걸 기록하는 거다. 물론 대부분의 꿈은 깨어남과 동시에 잊어버리지만 간혹 어떤 꿈들은 너무나 생생해서 잊어버리기 아까울때가 있거든. 그 꿈이 아름다웠든, 잔인했든, 한장이 되든 서너장이 되든 기억나는 대로 여과없이 다 기록했다. 적어놓은 꿈들은 가끔 내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했고, 울적하거나 외로운 날 읽어보게되는 나만의 소설이 되기도 했는데 어젯 밤, 또 하나의 잔인한 꿈을 꾸어서 비몽사몽 삐뚤삐뚤 꿈을 적어내려갔다. 이 때가 가장 흥분되는 순간이다. 꿈에서 너무 두려웠던 그 기분이, 꿈을 적는 순간 다시한번 느껴지는데 나는 아마도 이 순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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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 하고 싶어. (개인면담 하던 날)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3:07
2018. 8. 2 맷(전 매니저 매튜)이 퇴사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매니져인 마크가 왔다. 마크는 약 2주 전 부터 출근해서 인수인계와 개인면담을 하고있다. 면담이 시작된 월요일부터 언제 내 차례가 되려나 내심 기대와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매니저와의 개인면담은 마치 학창시절 교무실에 갈 때 처럼 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자기전 누워서 고민도 해보고 나름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새로운 매니저에게는 지난 2년 간의 모습보다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번 면담이 꽤 중요했다. 마크는 내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지난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물었고, 지금하는 일이 만족스러운지와 같은 기본적인 것을 물었다. 나도 최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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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의 텃새와 오해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55
2018. 6. 25 육아휴직 중이던 로라가 회사에 왔다. 복직할 시기는 아닌데 매니저랑 면담 겸 놀러 온 것이다. 로라의 첫 아들인 제이슨도 함께. 제이슨은 6개월인데 아기라면 모름지기 가져야할? ㅋㅋ 쳐비한 팔 다리와 제이슨만의 매력포인트인 금발 곱슬앞머리를 가지고 미소를 짓고 있어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로라로 말할 것 같으면, 출산 전 사무실에서 나와 등을 맞대고 아주 가까이에 앉아있던 사이로 남자친구와 오랜기간 뜨거운 연애를 하고 기념일 마다 꽃다발과 풍선, 선물등을 회사로 받아 시선을 받고 남자동료들과의 농담도 잘해서 늘 주변에 사람이 많던 친구였다. 내가 영국에서 첫 회사생활을 시작할때, 회사의 모든 동료들이 다정하게 내 안부를 물어주고, 다정한 말투로 나에게 인사를 할때 로라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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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회사의 연말 (feat. 우수직원으로 선정되다?!)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46
2017. 12. 18 1. 12월의 영국은 어디를 가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넘쳐난다. 회사에서도 이미 월초부터 여러번의 크리스마스 런치를 먹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면서 다들 들뜬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엔 크리스마스 파티로 고든램지 레스토랑을 다녀왔는데 꽤 괜찮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내 돈주고 먹었으면 아쉬웠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요즘 동료들과의 주된 대화주제는 '크리스마스 연휴' 이다. 이번주 금요일 (12월 23일) 부터 1월 1일까지 긴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때문에 보통 가족들과 함께 보내거나 여행을 가거나 한다. 하지만, 외국인인 나는 여기엔 함께 할 가족이 없고, 이 시즌의 비행기 티켓은 말도안되게 비싸기 때문에 남편과 둘이 소소하게 보내고 성탄미사를 드리고, 가까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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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연봉협상 하던 날 + 새로운 팀 멤버가 왔다!!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36
2017. 10. 24 1. 처음으로 연봉협상을 했다. 한국에서도 연봉협상이란걸 해보긴 했지만, 그건 의례적인 절차였을 뿐 진짜 "협상" 은 아니였기에 이번 과정이 꽤 힘들었지만 많은걸 배웠다. 처음엔 오빠가 "여보, 이제 일한지 1년 됐으니까 연봉협상 해야지~~" 라길래 난 장난으로 넘겼다. 아마 피하고 싶었던거 같다. 근데 며칠 뒤, 보스에게 연봉협상 하고싶다고 말해보라며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여보를 보니 '나를 시험에 들게 하려는건가.. 아님 농담인가..' 갸우뚱 했지만 어라... 어느 새 시뮬레이션을 해준다. 그 정성을 모른척 할 수가 없어서 "알았어. 내일 보스에게 말해볼...ㄲㅔ......" 라고 대답했지만, 발걸음이 무거웠다.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보스에게 다짜고짜 돈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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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회사 생활 Chapter 2. 홀로서기우아한 디자이너 /영국 회사생활 2019. 12. 30. 02:28
2017. 5. 12 1. 휴가 후유증이 사라질 무렵, 맷으로 부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을 들었다. 평소 디자인 회의는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하곤 했는데, 왠일인지 그날따라 나를 회의실로 부르더니.... 5월 말에 퇴사한다고................ 크아앙 ㅠㅠㅠㅠ 맷은 한국에서도 보스가 없었던 내 인생의 첫 보스인데....ㅠㅠ 보스이지만 늘 친구처럼 자상하게 낯선 영국에서의 첫 회사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그 였기에.. 고마움도 크고 의지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런 맷이 곧 퇴사를 한다니. 너무너무 서운했다. 그리고 혼자 남겨질 (?) 내가 걱정도 되고..ㅜㅠ 잘 할 수 있을까. "가지마.. 아직 가면안돼....!!!" 라고 말했지만 ... 매일매일 왕복 세 시간이나 되는 통근시간을 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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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페이팔 해킹... ㅠ_ㅠ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30. 02:16
2017. 10. 24 1. 네이버 아이디를 해킹 당했다. 해외이용자를 위한 복구 절차는 꽤나 까다롭기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여권사진을 보내고, 한참을 기다려 아이디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나쁜 넘... 멋대로 80여곳의 카페에 가입해 놓는 바람에.. 탈퇴하느라 고생 했자나... 2. 글쎄,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타이밍이 기가막힌데.. 네이버 해킹 이후 얼마지나지 않아 페이팔을 해킹 당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거래할 때 주로 페이팔을 사용하곤 했었는데 어느 날 내가 구매하지도 않은 물건이 결재 되어있었다. 큰 금액은 아니였지만, 나같은 개미는 10만원도 후덜덜이다. 그것도 내가 산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액수보다도 이런 일은 할머니 할아버지나 겪는 일이라 여겼는데, 내가 겪으니 황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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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수다 - 한국 방문의 후유증우아한 디자이너 /일상과 수다 2019. 12. 30. 02:05
2017. 5. 12 4월 초에 한국을 다녀왔다. 2주의 짧은 일정이였지만, 이번 한국행은 어느 때 보다도 행복했다. 보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벚꽃도 맘껏보고, 벚꽃나무 아래서 피크닉도 즐겼고 못 볼거라 생각했던 친구의 결혼식도 참석했다. 짧은시간인 만큼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위해 애썼고, 가족들과 친구들도 나를 위해 기꺼이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었다. 휴가로 다녀온 한국이지만 사실 평소보다 훨씬 바쁘고 체력적으로 피곤한 나날들이였다. 하지만, 뒤돌아서기가 무섭게 다시 그리워지고 아쉬움이 가득함과 동시에 '고향에 다녀왔구나..' 하는 행복감이 충만해지는 시간들이였다. 또 가고싶다. 너무나 아름다운 봄, 가을날에.. ^-^